(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에서 운영하는 서울아트시네마는 한 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는 한겨울을 기념하여 ‘한겨울의 클래식’ 특별전을 2010년 이후 거의 매년 진행해 왔다. 어김없이 찾아온 올해 서울아트시네마의 새해맞이 특별전의 주인공은 핀란드 컬트 영화의 거장이라 불리는 아키 카우리스마키(Aki Kaurismäki) 감독으로, 그의 신작 “사랑은 낙엽을 타고(Fallen Leaves)” 개봉에 맞춰 대표작 10편과 유사한 결의 고전 작품들이 함께 상영될 예정이다.
아키 카우리스마키는 1983년 장편 데뷔작 “죄와 벌”을 시작으로 약 29편의 작품을 만들며 다소 극단적인 냉소주의와 우스꽝스러운 미니멀리즘을 카메라에 담아 왔다. 2017년에 발표한 “희망의 건너편(The Other Side of Hope)”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바 있으나, 이를 번복한 후 올해 칸 영화제에서 개봉한 “사랑은 낙엽을 타고”를 통해 영화계에 복귀했다. 카우리스마키가 그려내는 싸늘하고 메마른 핀란드 지형의 주인공은 보통 노동자, 이민자, 난민 등 화려하고 부유한 삶과 동떨어진 이들이다. 카우리스마키는 사회적 및 경제적 사각지대에 처한 이들에 대한 연민을 뻔한 감성으로 풀어내기보다는 깊은 인물 묘사를 통해 이들의 다층적인 삶을 관객에게 보여주려고 한다. 이번 특별전은 카우리스마키만의 작품 세계와 시큰둥하면서도 따뜻한 가치관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겠다.
올해 한겨울의 클래식 특별전에서는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대표작뿐만 아니라 오스 야스지로(Ozu Yasujiro), 자크 타티(Jacques Tati) 등 여러 거장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냉혹한 겨울의 프랑스 거리를 맴도는 이들을 자주 그려낸 클로드 샤브롤(Claude Chabrol)의 “의식(La Cérémonie)”과 국내 OTT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로베르 브레송(Robert Chabrol)의 “사형수 탈옥하다(A Man Escaped)” 등 현재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없는 다수의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니, 이번 기회를 통해 특별한 연말 영화 결산을 해보는 것을 추천하겠다. 흥미가 있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자세한 상영작 목록을 확인해 보자.
이미지 출처 | 서울아트시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