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포토그래퍼 백윤범의 전시 ‘HOME: LIVIN’ TOGETHER’가 오는 목요일부터 이태원 퀘스트(QUEST)에서 진행된다.
작가의 반려견, 라키∙고래∙단풍이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한 지붕 아래 희노애락을 함께하며, 사람과 반려동물 구별 없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어감을 느낀 작가의 소회를 담았다.
반려견 친구들을 들이게 된 계기와 입양 전후 에피소드 등 그간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공개될 예정이니, 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다가오는 목요일 퀘스트를 방문해보자.
(중략)고래가 센터에 입소할 당시, 고래는 그녀 혼자가 아닌 동배와 함께 발견되었다. 공고 기간 종료 후 고래는 바로 보호소를 나와 우리와 만날 수 있었지만, 함께 입소한 동배는 이후에도 찾는 사람이 없어 계속 보호소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추석 연휴가 끝날 즈음 고래의 중성화도 잘 끝났겠다 문득 동배의 소식이 궁금해졌다. ‘공고 번호: 충북-청주-2022-00754’. 센터와 연계된 네이버 카페 ‘청주 유기동물 봉사모임’에 어느 봉사자가 올린 사진 한 장 외에는 동배의 소식을 알 길이 없어, 결국 유선으로 센터에 연락해 동배의 생사를 확인했다.
(중략)네 시간 남짓 짧은 봉사 활동에도 아이들 앞에 놓인 차가운 현실을 느꼈다. 왜 틈만 나면 안락사로부터 아이들을 지켜달라는 소식이 소셜 미디어에 올라오고, 이 친구들이 여기에 오래 머물 수밖에 없는지 말이다. 크기, 모색, 기타 외형에 따라 이 친구들의 미래가 보이는 것만 같았다.
봉사 활동 중에는 대형견들과 함께하느라 중소형에 속하는 동배를 볼 겨를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중견사장을 청소하면서 슬쩍 봤던 검정 모색의 아이가 그 친구가 아닐지 하는 생각도 잠시, 직원의 안내를 받아 공고 번호를 따라간 곳에 아까 본 아이가 있었다.
역시 너였구나. 사람이 들어오자마자 격하게 짖어대는 주변 강아지들과는 달리 동배는 사람을 앞에 두고 겁이 대단히 많았다. 낮은 자세로 바들바들 떠는 모습을 뒤로 샤워는 엄두도 못 낸 듯, 한눈에 보이는 꼬질꼬질함과 보행조차 불편할 법한 긴 발톱이 눈에 들어왔다. ‘관리 번호: 22-75, 검정(색) 많음’. 뜬 장 앞 패널은 이 친구 앞에 놓인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전시 정보
제목│HOME: LIVIN’ TOGETHER Photography Exhibition by CHSN01
일시 | 2024년 6월 13일~17일, 오후 3시~9시
장소 | QUEST(서울 용산구 보광로 105, 2층)
*반려동물 출입 환영, 타 관람객을 위해 반려동물 에티켓을 지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