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 오브 레전드… 2000년대 PC 게임 시장을 리드한 게임 제작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내리막길을 걷는 사이, 괴물로 성장한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 라이엇 게임즈의 상징이자 그 자체인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라는 게임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최근 넷플릭스(Netflix)에 ‘리그 오브 레전드’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까지 등장했을 정도로 그 파급력은 게임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전해질 만큼 크다. 국내시장에서도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는 현재 PC방 점유율은 50%에 육박, 압도적 인기 행진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이 정도면 경쟁자는 타사가 아닌 리그 오브 레전드 스스로인 경지까지 와버린 것이다.
지난 수년간 e스포츠가 스포츠냐 아니냐의 지루한 논쟁에서 끝없이 투쟁하던 게임 업계. 하지만, 라이엇 게임즈에서 진행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라고 불리는 대회의 시청자 수를 보면, e스포츠가 스포츠든 아니든 상관없을 듯하다. 2018년도에 열린 롤드컵은 무려 1억 명에 가까운 9천 960만 명이 시청했다. 루저, 외톨이 취급을 받았던 겜돌이들은 전 지구적 대중성의 획득으로 수없이 많은 친구가 생겨난 것이다.
대회의 어마어마한 성공,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1억 명이 시청을 했다고 하면, 그 시장의 경제적인 가치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인데. 그 게이머들의 광활한 시장. 놀랍게도 그 시장에 보수적일 것만 같은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Louis Vuitton)’이 등장한 것이다.
루이비통. 맞다 바로 그 루이비통이다. 버질 아블로(Virgil Abloh)가 큰따옴표를 마구 써가며 이끄는 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우리네 게임 속으로 들어왔다. 명품 패션과 게임. 확실히 위화감이 있다. 쉽게 연결될 수 없던 이 관계가 ‘전 세계적 초인기’라는 무기로 엄청나게 무리일 것만 같은 그 만남을 간단히 이뤄냈다.
오는 11월 10일 파리에서 개최하는 롤드컵에서 루이비통이 디자인한 가상의 음악 그룹을 선보인다. 이름하여 트루 데미지(True Damage). 한국 아이돌 그룹인 (G)I-DLE의 소연을 포함한 덕워스(Duckwrth), 투트모세(Thutmose), 베키 G(Becky G), 케케 팔머(Keke Palmer) 등 쟁쟁한 현역 아티스트로 이루어진 프로젝트 팀이다. 그들은 게임 내 캐릭터인 야스오와 세나, 키아나, 에코, 아칼리를 각각 담당하여 독특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 2018년 롤드컵에서는 K/DA라는 4인의 여성들로 이루어진 프로젝트 팀을 선보였고, 트루데미지는 K/DA의 두 번째 버전이다.
또한 루이비통 여성 컬렉션의 예술감독인 니콜라 제스키에르(Nicolas Ghesquièrerk)가 디자인한 키아나와 세나의 새로운 스킨이 순차적으로 공개, 판매될 예정. 추후에 발매될 캡슐 컬렉션 또한 준비 중이라고.
2017년 슈프림(Supreme)과 루이비통이 만난 거대한 사건을 기억하는지. 아마도 이번 리그 오브 레전드와 루이비통의 협업 또한 그에 버금가는 양측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 아닐까. 앞으로 발매되고 공개될 그들의 결과물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