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힙합 뮤지션 드레이크(Drake)가 인스타그램에 착용 사진을 업로드해 뜨거운 주목을 받은 브랜드가 있다. 바로 나이키(Nike) 빈티지 의류를 재해석하는 ‘벤트게이블니츠(BENTGABLENITS)’다. 그들은 첫 컬렉션 ‘Batch #1’에서 독특한 개성의 빈티지 나이키 스웨트셔츠(Sweatshirts) 11 피스를 공개했는데, 판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평소에도 리메이크(Re-make) 의류를 좋아하기로 유명한 드레이크 역시 한 번에 5 피스를 구매했다고.
벤트게이블니츠는 브렌다 벤트(Brenda Bent), 카렌 게이블(Karen Gable), 니츠소풀로스(Nitsopoulos)가 함께 전개하는 브랜드다. 브랜드명은 그들 모두의 이름을 더한 합성어인데, 벤트와 게이블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모자로 함께 활동해왔기 때문에 ‘벤트게이블 x 니츠’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패션 애호가 니츠소풀로스가 나이키 빈티지 의류를 아카이빙하고, 벤트게이블이 디자인을 구상하는 것으로 브랜드 내 역할을 분배한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브랜드를 전개하면서 40~50 피스의 제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초기에는 그레일드(Grailed)나 이베이(eBay)를 통해 일회성 소싱(Sourcing)을 했지만, 현재는 비교적 나이키 빈티지 의류가 많은 미국이나 세계 곳곳에서 제품을 수집한다고 한다.
단순하고 클래식한 나이키 빈티지 의류가 새롭게 탈바꿈하기까지는 한 품목당 약 10시간이 소요된다. 모든 품목은 수작업으로 제작하며, 현재까지 총 일곱 번의 컬렉션을 통해 로프(Rope), 패치워크(Patchwork), 실크 플라워(Silk Flower), 니트(Knit)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했다. 또한 소재에 따라 의도적으로 재질을 훼손시키거나 뜨게 플라워를 덧붙이는 등 과감한 시도로 완성도를 높인다. 가장 최근에 공개한 모헤어(Mohair) 스우시 맨투맨 컬렉션은 모헤어의 모질을 관리 할 수 있도록 바비 인형 패키지에 포함된 바비 브러쉬를 함께 제공해 재미를 더했다.
그들은 패션 전문 매체 코베티르(Coveteur)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품목으로 나이키 팬츠를 염두에 뒀으나 구하기 힘든 탓에 나이키 이외 타 브랜드와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또 포틀랜드 본사와의 접촉을 통해 나이키 본사 측이 그들의 작업물에 긍정적인 반응을 표했다고 언급하며, 추후 나이키와의 정식 협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벤트게이블니츠는 비록 브랜드 역사는 길지 않더라도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 드레이크(Drake), 다니엘 아샴(Daniel Arsham) 등 스트리트웨어에 영향력을 끼치는 수많은 인물이 착용하면서 브랜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내부 계획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는 브랜드다 보니 언제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일지 쉽게 알 수는 없다. 커스텀, 리메이크, DIY 등 패션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시도가 더는 새롭게 느껴지지 않지만, 빈티지 나이키 의류를 해석하는 벤트게이블니츠의 시도는 여전히 나이키와 빈티지 커스텀 의류를 사랑하는 많은 이의 관심을 받고 있다. 불시에 찾아올 다음 컬렉션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그들의 인스타그램을 눈여겨보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