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도 채 안 되어 직원 5,000명, 전 세계 270여 개의 매장, 매출 2억 달러를 기록하며 스파 브랜드의 원조격으로 자리매김했던 아메리칸 어패럴(American Apparel). 모던한 헬베티카 폰트와 아마추어 모델의 러프한 사진으로 브랜딩을 굳건히 했던 이 브랜드는 국내에서도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며 언제까지나 ‘백 투 베이직(Back to basic)’을 갈구하는 우리의 곁에 남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다수의 성추문 혐의로 끊임없이 논란을 낳은 설립자 도브 차니(Dov Charney)가 해임된 2014년으로부터 1년 후, 브랜드는 끝내 파산 소식을 전했다. 그가 떠난 후 회사가 약세를 띤다는 소문이 떠돌기야 했지만, 당시 대중에게 여전히 잘 먹히던 ‘AA’ 보증수표는 꼭 파산까지 해야 했을까 하는 의문을 남겼다. 이에 미국의 스트리밍 플랫폼 퀴비(Quibi)와 바이스(Vice) 미디어가 아메리칸 어패럴의 가장 큰 파산 요인으로 꼽히는 도브 차니의 과거 행실을 되돌아보는 다큐멘터리 “Big Rad Wolf”의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다큐멘터리는 당시 아메리칸 어패럴과 가장 밀접한 곳에서 주둔한 내부 관계자들과 비평가들이 인터뷰어로 참여해 그들의 성공기와 도브 차니의 만행, 또한 ‘AA’를 최종 폐업으로 이끌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사건을 파헤칠 예정이다.
뼈아픈 후퇴를 경험한 이후 최근 아메리칸 어패럴의 인스타그램은 현재 그들의 모회사인 길단(Gildan)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지속 가능성이 높은 패션 회사로 꼽혔다며 모처럼 안정을 되찾은 소식을 전했다. 그럼에도 현재 과거의 영광으로부터 꽤나 멀어진 듯한 그들의 모습은 쿨했던 지난 행보를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여전히 아쉬움을 사는 중. 이 글을 읽는 당신 또한 그중 한 명이라면 지금 트레일러를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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