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FW 컬렉션을 끝으로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의 남성 메인 라인인 ‘이세이 미야케 맨’이 종료한다는 사실을 알린 후, 브랜드의 전 디렉터 타카하시 유스케(Yusuke Takahashi)가 새롭게 론칭한 유니섹스 브랜드 ‘CFCL(Clothing For Contemporary Life)’의 첫 컬렉션 ‘VOL.1’을 선보인다. ‘MoMA(Museum of Modern Art)’나 ‘OMA(Office for Metropolitan Architecture)’와 같이 브랜드의 지향점을 슬로건으로 축약한 CFCL은 동시대 의류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기 위해 컬렉션의 명칭을 별도로 지칭하지 않고 ‘VOL.1’으로 그 이름을 대체했다고 한다.
10년간 몸담아온 이세이 미야케를 떠난 후 타카하시 유스케는 CFCL의 방향성을 동시대에 가장 주목받아 마땅할 지속가능성과 품위와 휴식을 겸비한 범용성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다. ‘VOL.1’은 니트웨어를 주축으로 그 콘셉트를 처음으로 이끌어갈 컬렉션으로서, 타카하시는 ‘Knit Wear’를 ‘Knit Ware’, 즉 식기를 뜻하는 단어로 표기해 도자기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의 모티브를 암시하기도 했다. 듣고 보니 컬렉션은 마치 입체적인 실루엣의 도자기를 연상하게 하는데, 이는 타카하시의 특징으로 꼽히는 장인정신과 동서양의 균형 있는 조화와도 잘 들어맞는 요소다. 또한 그는 우먼스 라인의 볼륨감 있는 립 팬츠와 넓은 소매의 블레이저, 맨즈 라인의 셋업 등으로 다양하게 컬렉션의 구성을 채워내면서 맨즈 컬렉션에 국한되어있던 커리어를 탈피하고 유니섹스로 전개되는 해당 브랜드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여준다. 더불어 대부분의 제품군에는 친환경 폴리에스터 원사가 적용되어 브랜드가 지향하는 지속가능성을 재차 강조한다.
타카하시는 매 시즌 컬렉션을 전개하지 않고, 사계절에 적용할 수 있도록 고객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새로운 제품군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추후 방향성을 알렸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일상에서 품위와 편안함을 동시에 누리고 싶다면… 간결한 미학과 풍부한 볼륨감을 골고루 반영한 ‘VOL.1’으로 옷장을 채워봄은 어떨까.
이미지 출처 | CFC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