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유키 이노(Maskyuki Ino)의 더블렛(Doublet)이 시부야 편집숍 WISM과 함께 또 한 번의 장난질을 시전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서브컬처 중 하나인 갸루의 이미지를 대문짝만하게 프린트한 티셔츠 ‘GAL T’ 2종을 공개한 것. 컬렉션마다 충격과 공포의 비주얼을 선사하는 더블렛답게 록밴드 티셔츠를 모방한 이번 협업 피스에서도 여러 갸루 스타일 중 가장 악명 높은 ‘야맘바’를 택했다. 특히, 전통적인 화장법을 따르지 않은 갸루 문화와 저항정신을 뿌리에 둔 록 스피릿의 교점을 짚어낸 점이 마사유키 이노의 탁월한 감각을 증명하고 있다.
영어 “Girl”을 지칭하는 속어 “Gal”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갸루(Gayru)는 짙은 눈화장과 화려한 패션 스타일로 90년대 초 일본 여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현재까지 다양한 스타일 변천을 거쳐왔다. 판다를 연상시키는 스모키 메이크업과 고동색 피부로 갸루 스타일의 끝판왕을 선보였던 야맘바가 그 대표적인 예.
지금이야 일본 본토에서조차 한물간 스타일로 치부되는 야맘바 갸루지만 이를 가슴팍에 당당히 내걸고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야말로 마사유키 이노 진정 원하는 개성만점 시부야의 모습일 터. 근래 유행하는 로우라이즈(low-rise)나 새깅(Sagging) 같은 Y2K 트렌드가 이미 물렸다면, 진정한 2000년대의 촌스러움을 품은 갸루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WISM X Doublet bespoke GAL T’는 현재 하단 링크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약 15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