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iel Arsham이 공개한 부숴 입는 컬렉션, ‘Ch. 003’

조각, 회화, 영화, 패션, 건축 등 다양한 문화를 뛰어넘는 동시대 가장 뜨거운 아티스트 다니엘 아샴(Daniel Arsham)이 이번엔 부셔야 입을 수 있는 특별한 옷을 선보였다. 지난해 6월 자신의 패션 레이블 오브젝트 포 라이프(Objects IV Life)를 설립한 다니엘 아샴은 올해 파리 패션위크의 프레젠테이션에서 자신의 세 번째 컬렉션 ‘Ch. 003’을 공개했다. 공개된 컬렉션 중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석고상 안에 들어있는 데님 워크웨어 재킷이다. 다니엘 아샴이 직접 조각상을 부수자 그 안에 들어있는 데님 재킷이 드러난 것. 이 장면은 지난 2023 S/S 파리 패션위크에서 코페르니(Coperni)가 벨라 하디드(Bella Hadid)에게 스프레이를 뿌려 드레스를 입힌 순간처럼, 이번 패션위크를 특징 짓는 하나의 상징적 장면이 되었다.

이 퍼포먼스는 그저 눈길을 끌기 위한 일회적 쇼가 아니다. ‘허구의 고고학(the fictional archeology)’이라는 다니엘 아샴의 작품 세계관과 미학적 연결성을 갖기 때문이다. 다니엘 아샴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의 패션과 대중문화 영역에서 시간의 덧없음을 이야기한다. 지난 작품활동에서 그는 우리가 사는 첨단의 사회와 문명이 결국엔 과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표현하고자 구형 카메라, 붐박스, 카세트 플레이어, 공중전화, 영사기 같은, 이제는 점차 사용하지 않게 된 물건을 석고로 만들어, 마치 묻혀 있던 물건을 발견해낸 현장처럼 연출하곤 했다. 현재를 화석화함으로써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한 작업 방식이 이번엔 패션으로 옮겨온 것. 아샴은 자신이 론칭한 오브젝트 포 라이프에 대해 오늘날 과잉 생산되고 빨리 버려지는 패션 시장에서 “기능적이고, 지속가능하고, 낡아간다는 개념을 녹일 수 있는 옷을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다니엘 아샴은 장르 불문의 다양한 작업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 무용의 전설 머스 커닝햄(Merce Cunningham)의 무대 디자인을 시작으로, 건축 스튜디오 스나키텍처(Snarkitecture)를 설립했고, 디올(Dior), 포르쉐(Porsche), 티파니(Tiffany & Co), 디즈니(Disney), 아디다스(Adidas) 등 세계 유수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했다.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와 더 위켄드(The Weeknd)와 함께한 작업도 그의 유명세를 진작시키는 데 영향을 줬으며, 지난해 작고한 버질 아블로(Virgil Abloh) 역시 ‘Break Through Walls’이란 제목의 비평문으로 아샴을 주목해야 할 아티스트라고 소개했다.

Daniel Arsham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Object IV Life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welcome.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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