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런웨이를 떠올리자면 웃음기 사라진 근엄한 분위기의 프런트 로우가 그려진다. 그 영광스러운 자리 뒤로, 때로는 ‘내가 뭘 본거지’라고 생각하는 셀러브리티들의 표정을 찾아볼 수도 있다. 키드슈퍼(KidSuper)의 디자이너 콜름 딜레인(Colm Dillane)은 런웨이 특유의 고상한 고정관념을 뒤흔들었다.
딜레인은 게스트 디자이너로서 루이비통(Louis Vuitton)의 23 FW를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루이비통 런웨이 이틀 후, 키드슈퍼는 파리의 상징적인 공연장인 ‘카지노 드 파리(Casino de Paris)’에서 23 FW 컬렉션 ‘FUNNY BUSINESS™️’을 공개했다.
딜레인은 뉴욕 출신인 자신의 정체성을 담은 스탠드업 코미디 형식을 차용했다. 런웨이가 있기 전 파리의 골목 옥외 광고란에 ‘Fashion is Funny!’, ‘Do you like to laugh?’ 등의 문구를 포함한 포스터를 붙이기도 했다. 한 시간가량의 사회 풍자 코미디를 선보였으며, 모델 타이라 뱅크스(Tyra Banks)의 진행 아래, 각지의 코미디언, 배우, 가수 및 유튜버 앤드류 슐츠(Andrew Schulz), 앤드류 산티노(Andrew Santino), 제프 로스(Jeff Ross), 이본 오르지(Yvonne Orji), Theo Von(테오 본), 마테오 레인(Matteo Lane), 제이 발빈(J Balvin) 등이 라인업을 이뤘다.
사회자 뱅크스는 키드슈퍼의 트레이드 마크인 초상화 스티치 디테일의 셋업 수트를 입고 쇼를 열었다. 파리에서 모델로서의 삶에 관한 얘기를 풀어냈으며, 쇼 진행 중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룩으로 등장했다. 쇼는 전반적으로 패션계의 가십이 주가 되었으며, 특히나 디자이너 딜레인이 과녁이 되는 것을 자처한 것으로 보인다. 정규 패션 교육과는 거리가 먼 그가 한때는 루이비통 플래그십 매장의 대기 라인에서 티셔츠를 팔던 과거가 언급되기도 하였으나 ‘결국 지금 그는 루이비통의 게스트 디렉터가 되었다.’는 식으로 스탠드업 코미디 특유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졌다.
여느 스탠드업 코미디처럼 여과치 않고 발렌시아가(Balenciaga),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칸예 웨스트(Kanye West) 등 업계의 대표 가십을 노골적으로 풍자했다. 다만 법적인 이슈를 우려하여 언론사에 코미디쇼 원본 전체의 재가공을 제한했다.
‘키싱 푸퍼(Kissing Puffer)’로 이목을 끌었던 키싱 모티브는 루이비통에서도 빠지지 않았으며, 초상화 프린팅 및 다채로운 카모플라쥬가 그의 완전한 시그니처로 자리 잡았다. 딜레인은 쇼가 이루어진 카지노 드 파리스의 파사드가 수놓아진 버건디 컬러의 수트를 착용하였다. 더불어, 스튜어드 와이츠먼(Stuart Weitzman)과의 협업 슈즈 라인과 루이비통과 티파니앤코(Tiffany & Co)의 주얼리 디자이너인 프란체스카 암피시트로프(Francesca Amfitheatrof)의 브랜드 파우어(Pauer)와의 시계 및 주얼리 에디션을 함께 발매했다.
며칠 전 키드슈퍼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 SS의 다큐멘터리를 공개한 바 있으며, 이번 컬렉션 또한 시일 내로 적절한 편집을 거쳐 인스타그램 및 유튜브를 통해 업데이트될 것이라 예고했다.
이미지 출처 | KidSu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