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름 딜레인(Colm Dillane)이 지난 루이비통(Louis Vuitton) 23 FW 맨즈웨어 컬렉션에 등장한 레터수트(The Letter Suit)의 제작 과정을 공개해 화제다. 지난 파리 패션 위크에서 딜레인은 게스트 디자이너로서 공석이었던 루이비통의 디렉터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한 폭의 캔버스로 제작된 코트부터 콜라주 기법을 더한 재킷까지, 특유의 창의성이 유감없이 발휘된 쇼였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시선을 끌었던 것은 수많은 편지지가 켜켜이 붙어 있는 수트 셋업이었다.
지난 31일 콜름 딜레인은 이 레터수트의 제작 과정을 자신의 패션 레이블 키드슈퍼(KidSuper)를 통해 밝혔다. 공개된 바에 따르면 딜레인은 이를 만들기 위해 직접 다양한 국적의 루이비통 디자이너 70여 명에게 익명 편지를 써줄 것을 부탁했다고.
처음 딜레인이 게스트 디자이너로 루이비통 스튜디오에 초청받았을 때, 그는 그곳에 있는 누구와도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따라서 딜레인은 작업에 앞서 디자이너들이 모두 어떻게 이곳에서 일하게 된 건지, 또 그들은 누구이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각자의 이야기가 궁금했고, 이를 알아내기 위해 편지함을 설치하고 20분만 시간을 내어 편지를 써줄 것을 부탁했다. 그렇게 딜레인은 일본, 한국, 에스토니아,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디자이너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수집했다. 그리고 그는 이 편지지들을 그 모습 그대로 자수로 제작하여 수트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렇게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여 한 벌의 수트로 완성되었다.
처음 루이비통은 여행용 가방을 만드는 브랜드로 출발했다. 그 시절에 여행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편지에 담아 가족들에게, 친구들에게, 배우자에게 남기곤 했다. 만약 삶을 하나의 여행으로 본다면 그 과정을 담을 편지 또한 우리에게 하나쯤 필요할 것. 딜레인이 제작한 수트에는 각국의 디자이너들이 패션 디자인을 업으로 삼고 이 옷을 만들기까지 겪어온 내밀한 여정들이 하나하나 편지에 담겨 있다. 이 작업을 진행하며 딜레인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경외감을 느꼈다고. 탄생 비화를 알고 나니 조금 더 새롭게 보이는 콜름 딜레인의 레터수트. 이에 대한 당신의 감상은 어떠한지.
이미지 출처 | KidSu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