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처음 등장해 일본 스트리트 신(Scene)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베이프(BAPE)는 그 설립자 니고(Nigo)가 팀 버튼(Tim Burton)의 영화 ‘혹성탈출’에 영감을 받아 전개하기 시작한 브랜드다. 유인원과 카모플라주 패턴의 적절한 조합으로 일본 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마케팅 역시 프리미엄 전략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당시의 우라하라를 주름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내 내로라하는 연예인은 물론, 국내 역시 길거리 어디서나 형형색색의 카모 패턴을 만나볼 수 있었으니 고가 정책을 펼쳤음에도 그 소비는 꾸준히 이루어졌다. 2000년 중반까지 거칠 것 없이 승승장구하던 베이프는 돌연 2011년 홍콩의 패션 그룹 I.T Lemited에 브랜드를 매각했다. 이후 2년이 지난 2013년, 니고는 베이프와 완벽한 이별을 한다. 주춤했던 시기를 지나 현재 베이프는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있는 것 같은데, 확실히 그때 그 시절만큼의 파동을 일으키기엔 힘들어 보인다.
다양한 시도 속에서 얻어낸 결론일까. 베이프는 최근 지나치게 실험적이었던 지난날의 디자인을 반성하며, 이전 황금기의 컬렉션을 다시금 되살리고 있다. 인기의 근간이 되었던 베이프의 1st 카모는 과거로 회귀하는 지금의 유행과 맞물려 향수를 자극함과 동시에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번 발매한 1st 카모 베이프스타(Bapesta) 역시 그러한 반성 속에서 탄생한 것일까. 나이키(Nike)의 스테디셀러, 에어포스 1(Air Force 1)을 모체로 탄생한 베이프스타는 얼핏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는 패러디 디자인을 브랜드 고유의 프리미엄으로 감싼 좋은 예다. 원본을 능가하는 패러디가 있겠느냐만, 에어포스 1의 두 배를 뛰어넘는 가격이었음에도 베이프라는 그 네임밸류 하나만으로 베이프 브랜드의 또 다른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패러디 신발 역사의 획을 그은 신발, 베이프스타의 1st 카모 발매는 지금 베이프의 현 상황과 앞으로의 행보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될 것이다. 베이프의 재림, 1st 카모 베이프스타는 현재 Concepts Store에서 판매 중이며, 구매는 전화를 통해서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