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디자이너 명장, 준 타카하시(Jun Takahashi)가 공개한 언더커버(UNDERCOVER) 2017 S/S 컬렉션을 만나보자. 파격적인 디자인과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그래픽은 여전히 언더커버답다. 하나같이 개성 넘치는 제품이지만, 각각의 프로덕트가 모여 만들어내는 시너지 역시 대단하다. 한 벌의 옷보다는 조립에 가까워 보일 정도. 화수분같이 뿜어져 나오는 준 타카하시의 아이디어는 결코 마르지 않는다. 변화무쌍하지만 한결같은 인상을 주는 룩북은 이미 여러 브랜드의 훌륭한 참고서가 되고 있다.
프로덕트의 가득한 디테일을 보여주기 위해 전면과 후면을 따로 촬영한 영민함 또한 돋보인다. 유행에서 독립한 언더커버만의 감성은 현재 세계 패션 신(Scene)을 주름 잡고 있는 고샤 루브친스키(Gosha Rubchinskiy), 베트멍(Vetments)와는 궤를 달리한다. 확고한 남성 컬렉션이지만 보통 남성이 착용하는 데일리 웨어보다는 날마다 멋진 옷을 골라 입는 여성의 기분을 반영했다.
이와 함께 룩북에서 선보인 반스(Vans) 스니커도 차례로 공개하며 완벽한 조각을 맞췄다. 반스를 대표하는 스니커 에라(Era)와 올드 스쿨(Old Skool)에 덧씌운 언더커버의 색은 단순하지만 강한 임팩트를 남긴다. 에라에는 발등에 영국 록 밴드 템플스(Temples)의 노래 가사를 삽입했으며, 올드 스쿨은 언더커버의 메인 컬러라고 할 수 있는 회색 바디에 플로랄 패턴을 가미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브랜드, 언더커버의 2017 S/S 컬렉션 룩북을 천천히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