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패션은 과연 젊은이만의 전유물일까? 물론, 이러한 문화를 향유하는 층은 20대에서 30대가 주를 이루겠지만, 위 사진에 있는 머리가 희끗한 할아버지를 본다면 그 생각이 조금 달라질 수도 있겠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외곽의 작은 마을 마인츠에 사는 71세의 노인 알로즈 아브람(Alojz Abram)은 자신의 손자가 입는 슈프림(Supreme) 의류를 보며 스트리트 브랜드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이후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스트리트 브랜드를 접하고 이 신(Scene)에 빠져들었다. 작은 도시의 지루한 패션에 싫증을 느껴 입기 시작한 스트리트웨어는 노년에 새로운 즐거움으로 자리 잡았는데, 단순한 멋내기가 아닌 브랜드의 기원과 의미, 성장 방법에 대해 알아가는 것을 즐기며, 심지어 스트리트 패션 산업의 동향을 파악하기도 한다.
여러 종류의 브랜드를 자연스레 매치하는 모습은 스트리트 브랜드를 즐기는 여느 청년과 별다를 바 없다. 분홍색 코치재킷과 스니커를 착용하고 여유롭게 앉아 있는 모습은 브랜드 룩북으로써 손색이 없을 정도. 나이가 들었다고 중후한 중절모에 체크 패턴 슈트를 입어야 할 의무는 없다. 외려 지금껏 시도하지 못했던 스타일에 도전하고, 개성을 드러내는 모습은 실로 감탄할 만 하다.
늙은 나이에 주책없다는 생각은 접어두길, 아브람의 아내와 가족 역시 그가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를 입는 것을 지지하며,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의 데일리 패션이 올라오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손자 야닉 디펜바크(Jannik Diefenbach)가 도맡아서 운영하고 있고, 촬영 역시 손자의 손에서 이루어진다. 아브람이 생각하는 스트리트웨어의 가장 큰 장점은 편안함, 때문에 아디다스(adidas)의 트랙슈트는 그가 가장 사랑하는 의류 중 하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아브람, “Stay Young”이라는 말과 함께 사회적 통념을 깨버리는 그 제2의 전성기를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