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구축할 때 요구되는 필수적인 두 가지 미학이 있다. 채우거나, 비우거나. 둘의 공존은 언뜻 역설적으로 보이지만, 선택해야만 하는 가치라는 점은 분명하다. 일본 도쿄에서 시작한 원엘디케이(1LDK)는 이러한 공간 미학의 가치를 구현한 라이프스타일숍이다. 1LDK란 1(ONE), L(LIVING ROOM), D(DINING ROOM), K(KITCHEN)의 줄임말로, 실제 일본 부동산에서 사용하는 용어. 방 1개에 거실과 부엌을 겸한 집. 의도하는 바를 간결하고도 명확하게 나타낸 브랜드 네이밍은 샵의 실체를 알기도 전에 흥미를 유발한다. 1LDK는 패션으로 시작해 라이프스타일숍으로 범위를 확장한 뒤부터 의류, 생활소품, 각종 잡화를 판매한다. 이들의 지향점은 기존 남성복의 표준을 밀리터리, 워크웨어, 스포츠, 클래식으로 가정했을 때 이러한 ‘표준’의 관점을 바꾸고, 다가오는 시대에 ‘New Creation’을 제안하는 것.
1DLK는 탁월한 감각을 바탕으로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관을 공간에 녹여내는데, ‘NON-DAILY LIFE IN DAILY LIFE’, 일상 속의 비일상이라는 슬로건 아래 각 지점의 테마에 부합하는 디자인과 브랜드를 선보인다. 도쿄 내 아오야마, 나카메구로, 오모테산도 외 몇 개의 지점 그리고 삿포로까지. 매장에 따라 호텔(Hotel), 아파트(Apratment), 창고(Depot), 별채(Annex), 테라스(Terrace) 등 콘셉트를 달리해서 공간을 꾸민다.
지난 3월, 서울에도 1LDK가 문을 열었다. 파리에 이어 해외 지점으로는 두 번째인 1LDK 서울은 스튜디오(STUDIO)라는 콘셉트로 운영 중이다. 널찍한 공간에 과감히 껍질은 벗기고 알맹이만 남겨둔 디스플레이는, 이들이 제시하는 라이프 스타일 그 자체를 판매한다는 느낌을 준다. 매장 내에는 ‘Taste AND Sense’라는 독립 공간도 있다. 일본에서는 나카메구로 점에 방문하면 이용 가능하며 시간에 따라 카페, 바, 레스토랑으로 다양하게 연출된다. 1LDK 서울은 그 공간을 카페로만 사용하다가 최근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비롯한 식사류를 개시했다. 원목 테이블과 의자, 천장으로 들어오는 자연광, 불규칙적으로 배치된 식물이 조화된 인테리어 역시 훌륭하다.
1LDK 서울에서는 4가지 프라이빗 브랜드를 전개한다. 유니버설 프로덕트(Universal Products), 리빙 컨셉(LIVING CONCEPT), 아이(I_1LDK), 마이(MY_1LDK). 여성 브랜드인 마이(MY_1LDK)를 제외한 나머지는 유니섹스, 남성용이다. 또한 헨더스킴(Hender Scheme), 캡틴 선샤인(Kaptain Sunshine), 스튜디오 니콜슨(Studio Nicholson), 탄(Tan) 등 일본, 미국, 유럽에서 선별해온 60여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다. 마침 1LDK 서울 ‘2017 F/W 1ST SEASON OFF SALE’이 온오프라인 동일한 할인율로 진행 중. 가능하다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공간을 ‘체험’하고 오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