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2TyAuIbHZyo
여러 분야에서 이미 인간을 대체한 과학 기술은 우리에게 경이로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안겨 준다. 그 와중에도 패션 산업은 여전히 테크놀로지와 사이좋게 양립하며 시대를 대표할 만한 트렌드를 선도한다. 가장 패셔너블한 디자인이 애플 등의 하이테크 기업과 손을 잡는 기조가 이제는 런웨이에까지 미치고 있다.
지난 일요일 밀라노에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가 2018/19 F/W 컬렉션을 선보였다. 어찌 된 일인지 쇼는 예정보다 45분가량 늦어졌고, 이후 쇼를 기다리는 여러 갤러리에게 소지한 휴대전화의 핫스팟과 와이파이를 모두 해제해달라는 요청을 건넸다. 그리고 이들은 잠시 뒤 가죽과 보석으로 장식된 핸드백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허나 이를 소지한 이는 인간이 아닌 드론이었다.
이날 쇼에는 런웨이의 꽃, 모델의 캣워크를 대신해 여덟 대의 드론이 날아와 무대를 채웠다. 뜻밖의 등장에 갤러리는 일동 이 광경을 촬영하는 이례적인 진풍경을 보였다. 드론의 퍼포먼스는 3분에 그쳤지만, 확실히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인간 모델의 역할이 쉽게 대체될 수 없음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곧이어 모델이 런웨이로 돌아와 의류 라인을 선보였다. 미래에 기술과 인간이 어떤 모습으로 공존하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파격적이었던 돌체 앤 가바나의 이번 런웨이는 우리가 이미 미래에 와 있음을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