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처럼 등장해 단 몇 년 만에 세계 스트리트웨어, 하이엔드 패션을 뒤흔든 고샤 루브친스키(Gosha Rubchinskiy), 올 초 시즌 중단을 선언하며 그 독주에 쉼표를 찍었지만, 러시아의 활기찬 움직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고샤는 본국의 스케이트보드 컬처와 유스컬처에 대한 관심을 해소하는 창구로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라스벳(PACCBET)을 전개, 절친한 프로 스케이터 톨리아 티타에프(Tolia Titaev)와 함께 또 다른 작당을 꾸미는 중이다.
고샤와 톨리아는 그간 정규적인 컬렉션보다는 조금씩 자취를 흘리는 방향으로 라스벳의 프로덕트를 공개했지만, 지난 칼하트 WIP(Carhartt WIP)와의 협업 컬렉션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라스벳을 수면 위로 띄우려는 노력을 펼치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 예로 라스벳의 이번 최신 컬렉션과 발맞춘 새로운 스케이트보드 숍 ‘OKTYBR’의 오픈을 들 수 있겠는데, 모스크바에 생길 이 숍은 라스벳은 물론, 세계 유수의 스케이트보드 브랜드를 판매할 예정이다. 더불어, 단순한 스케이트보드 숍에 그치지 않고, 러시아 지역사회에 스케이트보드 허브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그들의 궁극적 목표다.
라스벳 최신 컬렉션은 ‘새벽’이라는 의미의 라스벳을 다양하게 해석한 키릴 문자, 그리고 그 뜻을 쉬이 파헤칠 수 없는 콜라주 이미지가 티셔츠를 가득 메운다.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 러시아 10대 스케이터의 스타일이 이와 얼마나 유사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하나의 아트워크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키릴 문자의 공은 여전히 유효하다. 정식 발매 날짜는 오는 7월 28일, 러시아 스케이터의 새로운 본거지 ‘OKTYBR’와 전 세계의 도버 스트리트 마켓(Dover Street Market), 꼼데가르송(Comme des Garçons)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굳이 러시아까지 찾아갈 필요까지는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