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심은경이 영화 “신문기자(The Journalist)”로 제43회 일본 아카데미상(The 43rd Japan Academy Film Prize Award)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지난 6일 영화 “신문기자”는 일본 아카데미상 감독상, 최우수 여우주연상, 최우수 남우주연상까지 휩쓸며 3관왕에 올랐다. 또한 한국인 배우가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은 건 그야말로 처음이다. 심은경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수상 소감을 준비하지 못했다. 죄송하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특히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은 요즘, 한국 배우가 일본 영화 시상식에서 영광을 거머쥔 일도 이례적이거니와 일본 영화로서는 드문 사회 고발성 작품이자 현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다소 용기 있는 작품이기에 더욱 화제다.
심은경은 영화 “신문기자”에서 일본 정부가 감추려는 진실을 쫓는 사회부 기자 역인 요시오카를 연기했다. 이 배역에는 많은 일본인 여성 배우가 출연을 고사했기 때문에 외국인인 심은경이 캐스팅되었다는 의혹이 있었다.
이유인즉슨, 반(反)정부 영화에 출연하면 이후 활동에 큰 제약이 따르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제작진은 이를 부인했고, 처음부터 심은경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밝혔다. 배우 심은경은 일본 영화 전문 사이트 ‘에이가 닷컴 (eiga.com)’에서도 랭킹 1위를 차지할 만큼의 높은 인지도로 현재 일본에서 활동 중이기도 하다.
이번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 수상이 가능했던 이유라 한다면 아무래도 근래 일본 아카데미상의 성향에 기인한 것일 테다. 지난해 제42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어느 가족(Shoplifters)”은 감독상과 각본상 등 시상식을 휩쓸었다.
그러나 작품이 일본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고 있다는 이유로 칸 영화제(Festival de Cannes)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음에도 일본의 언론과 아베 신조 총리로부터 축하보다는 냉대를 받은 작품이었다. 또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역시 일본의 우경화와 영화의 정치적 압력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던 감독이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일본 아카데미상은 이와는 반대로 작품성과 메시지에 주목했기에 “신문기자”는 3관왕을 차지할 수 있던 것이다.
“신문기자”는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의 연출로 일본 정부의 사학 스캔들과 관련된 가짜 뉴스, 언론 조작, 민간인 사찰 등 진실을 쫓는 기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아베 정권의 비리를 파헤친 도쿄 신문 사회부 기자 모치즈키 이소코의 에세이 ‘신문기자’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국내 일부 극장에서 재상영이 결정되었는데, 코로나19의 여파와 냉랭해진 한일 관계로 요동치는 이 시국에 조심스럽게 관람해보는 것은 어떨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 공식 트위터 계정
Naver 영화 “신문기자” 웹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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