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극장가에 한국 좀비 영화의 경쟁을 볼 수 있게 됐다. 바로 영화 “반도”와 “#살아있다”가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 한국의 좀비 영화가 주류 극장가에서 경쟁하는 작금의 상황이 조금은 놀라운 일이지만, 그만큼 수준이 높아진 점도 있겠거니와 질병이 창궐하는 팬데믹 현상 역시 한몫했다고 본다.
두 영화는 좀비물이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스케일은 다르다. “반도”는 최근 제73회 칸 영화제(Festival De Cannes) 공식 선정작으로 뽑혔다. 반면 “#살아있다”는 신인 조일형 감독의 작품이다. 과연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장하는 지금 시기에 두 작품 모두 선전할 수 있을까? 영화를 보기 전, 두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보고자 한다.
1. 생존
좀비를 누가 더 많이 죽이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두 영화의 세부적인 생존 목적은 조금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생존’이 가장 중요하다. 몇 작품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좀비물은 주인공이 마지막까지 생존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과연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 아니면 충격의 죽음을 맞이할지는 영화의 결말을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2. 공간과 세계관
영화 “반도”의 공간은 부산으로 가는 열차의 전작에서 국지전 수준의 면적으로 크게 확장되었다. 커진 면적만큼, 긴박감 넘치는 카체이싱 장면도 등장하는데 좀비와의 충돌 장면은 압도적이다. 이번에 공개된 메인 예고편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미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는데, 작품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집단이 등장한다. 바로 ‘돌아온 사람들’, ‘살아남은 사람들’ 그리고 ‘미쳐버린 사람들’이다. 마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처럼 분류되었지만, 폐허가 된 상황에서 인간들의 이야기가 좀비들을 죽이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 “#살아있다”는 아파트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생존자들이 동과 동 사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좀비 바이러스가 막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생존의 위협보다도 데이터의 부재가 더 공포로 다가온다. 공개된 포스터를 보면 배우 유아인은 베란다에 매달린 채 셀카봉에 스마트폰을 꽂고 데이터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사회의 데이터 빈곤은 곧 공포로 다가온다는 점을 좀비물로 녹여낸 듯하다.
어찌 보면 현재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가까운 시간대처럼 느껴질지 모른다. 심지어 영화 속 등장인물 준우(유아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오픈되면서 주목을 받았는데, 영화의 세계관과 현실의 거리를 좁히는 아주 영리한 홍보 방식이라 볼 수 있겠다.
3. 좀비의 퀄리티
작품의 스케일이 동급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좀비의 퀄리티만큼은 호각을 다툰다. 두 작품의 좀비 모두 기괴한 움직임과 민첩함으로 관객들에게 더 큰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한편 “#살아있다”는 보통의 좀비와는 다른 행동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 행동을 할지 눈여겨볼 만하다. 반면 “반도”의 좀비는 그야말로 스케일로 압도한다고 볼 수 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고, 그야말로 물밀 듯이 쏟아져 나오는 좀비들은 충격적이다.
이외에도 두 작품의 다양한 볼거리와 반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준비는 끝났고, 이제 개봉만이 남았다. 영화 “#살아있다”는 6월 24일 개봉, “반도”는 아직 개봉일을 확정 짓지 않았지만 7월 중순 이후가 될 것. 극장 관람을 계획하고 있다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하자.
영화 “반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영화 “반도” 공식 유튜브 계정
영화 “#살아있다” ‘준우’ 인스타그램 계정
영화 “#살아있다” 공식 유튜브 계정
이미지 출처│Naver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