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영화 팬이라면 반가울 영화, ”12명의 성난 사람들”이 3월 28일 4K 블루레이로 복원되어 재출시된다.
1957년 개봉한 “12명의 성난 사람들”은 독특한 연출로 미국 사회의 여러 환부를 드러내는 시드니 루멧(Sidney Lumet) 감독의 데뷔작으로, 미국의 배심원 제도를 다루는 동시에,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고한 사람으로 추정되는 ‘무죄 추정의 원칙’과 맞닿아 있다. 영화는 친아버지를 잔인하게 살인한 혐의로 기소된 히스패닉계 소년을 두고 12명의 배심원이 토론을 통해 합의해 나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토론을 통해 소년의 유죄를 확신하고 평결을 내리려는 순간, 한 명의 배심원이 급작스레 반대 의견을 제시하며 배심원들은 치열하게 대립하게 된다. 반론을 제기한 단 한 명의 배심원은 소년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한 명 한 명 설득해 나가며 판결을 뒤집어가게 된다. 전까지 다소 느리게 진행되던 영화는 한 배심원의 말을 신호탄으로, 클라이맥스를 향해 빠르게 질주해 나간다. 말과 말이 오가는 사이, 그 여백이 빚어내는 긴장감은 나도 모르게 손바닥에 땀방울이 맺히게 할 것.
몇 가지 설정과 배심원실이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각 배심원이 가진 개성과 사연 그 어느 하나 낙오되는 지점 없이 영화를 결전까지 몰아넣는 그의 연출은 영화에 생동감을 불어 넣는다. 그가 영화에 부여한 에너지는 지금까지도 통용되면서 여러 차례 리메이크되었고, 한국 영화 중 홍승완 감독작 “배심원들(2019)” 또한 이 영화를 토대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재출시될 4K 블루레이는 HDR/Dolby Vision 리마스터 버전, 영화 사학자 개리 게라니(Gary Gerani)와 드류 캐스퍼(Drew Casper)의 영화 해설, 메이킹 다큐멘터리, 영화 예고편 및 특별 단편 영화 “Inside the Jury Room”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엑소시스트”의 감독 윌리엄 프리드킨(William Friedkin)의 1997년 TV 리메이크작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고.
“12명의 성난 사람들” 4K 블루레이는 현재 Kino Lorber 웹사이트에서 선주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United Arti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