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로 되살아난 한국 초기 공포영화의 대표작 “살인마”

한국영상자료원이 한국 초기 공포영화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영화 “살인마”를 블루레이로 복원했다.

이용민 감독의 1965년작 “살인마”는 가족과 주변인들에 의해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여인 ‘애자(도금봉)’가 고양이 귀신의 힘을 빌려 복수를 펼친다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원한을 품은 여성이 귀신으로 등장한다는 공포영화의 전형적인 룰을 개척한 영화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살인마”는 한국 공포영화 장르의 초기작이라는 영화사적 의미 외에도 영화 자체의 작품성으로 현재까지 공포영화 마니아들에는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는 리미널스페이스를 연상케하는 이미지를 통해 숨 막히는 공포의 시작을 알리는데, 초반부 비치는 전시가 끝난 텅 빈 미술관은 마치 폐쇄된 정신 병동 같은 분위기로 몰입감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60년대인 걸 감안하면 꽤나 고퀄리티의(2023년에는 오히려 예술적으로 느껴지는) 특수효과가 영화의 매력을 더한다. 특히, 고양이 귀신이 들린 허씨(정애란)이 죽어 고양이로 변하는 장면은 다소 귀엽기도, 컬트적이기도 한 순간으로 관객을 뇌리에 남는다.

영화의 미적 요소와 더불어 60년대를 풍미한 중견 배우들의 명연기 또한 “살인마”만의 볼 거리다. 이예춘, 도금봉, 이빈화 등이 펼치는 열연은 당시 영화의 극적인 분위기가 다분히 묻어난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이번 블루레이 영상이 2021년 4K로 복원한 결과물을 바탕으로 하며, 뛰어난 영상미로 60년대 한국 영화를 다시 한번 평가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금을 저릿하게 하기 위해 온갖 고도화된 방법으로 공포를 전달하는 요즘의 공포영화에 지쳤다면, 정공법으로 승부하던 그때 그 시절 공포를 마주해 봐도 좋을 것.

한국영상자료원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한국영상자료원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