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 Is Afraid”의 단초가 된 영화 “BEAU”

호러 계의 떠오르는 신예 감독 아리 애스터(Ari Aster)가 신작을 들고 돌아왔다. 오직 두 편의 장편으로 단숨에 할리우드의 주목을 이끈 그가 이번에는 어떤 영화로 고공행진을 이어갈지 세간의 기대를 받고 있는 와중 공개된 신작 “Beau Is Afraid”는 호아킨 피닉스(Joaquin Phoenix)가 연기한 주인공 ‘보’가 느끼는 정신적 불안을 악몽같이 시각화한 영화다.

“Beau Is Afraid”는 2023년 여름이 되어서야 개봉했지만 이미 그에 앞선 2011년, 이번 장편 영화의 단초가 된 단편이 존재를 알렸다. 약 6분 분량의 단편 “BEAU”는 장편의 설정과 동일하게 ‘보’가 어머니를 만나러 짐을 싸던 중 자신에 집의 초인종을 누르는 낯선 이웃에게서 느끼는 불안 증세를 다뤘다.

“BEAU CANNOT, WILL NOT, SHOULD NOT SLEEP”

‘보’의 불면을 암시하는 캐치 프라이즈 그리고 타이틀 “BEAU”와 함께 막을 올리는 영화. 옷가지와 신경통 약이든 캐리어를 챙기는 ‘보’의 모습으로 첫 시퀀스가 시작된다. 문밖에 선 ‘보’는 두고 온 물건을 가지러 집 열쇠를 문에 꽂은 채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간다. 그 찰나의 순간, 누군가 열쇠를 훔쳐 가는데 그때부터 ‘보’의 불안 증세는 시작된다.

‘보’는 결국 열쇠를 찾지 못해 꼼짝없이 앉아서 집을 지켜야 한다. 임시방편으로 작은 종을 문에 달고 잠을 청하는 보. 한 밤중 잠결에 종소리를 듣고 소스라치게 놀라 현관문 앞으로 가지만, 종은 미동도 없다.

‘보’에게 문밖은 위험하다. 아파트 복도 저 멀리서 살벌하게 걸어오는 (아리 애스터 감독 본인이 연기한)이웃은 ‘보’에 대고 “넌 이제 망했다(You’re fucked, pal!)”며 악담을 퍼붓고, 복도에서 애정행각을 보이던 커플은 보를 발견하고 욕설을 날린다. 911을 눌러 도움을 요청해 봐도 들려오는 건 소방관의 발작적인 고함뿐.

결국 ‘보’는 집 안에 갇혀 밖에 나가지 못한 채 영화가 마무리된다. 주인공이 가진 외부에 대한 공포증을 집 안팎으로 직관적으로 비유한 셈. 그렇기에 이웃들이 실제 존재하는 이웃인지 아닌지는 이 영화에서 역시 미지수다.

3시간 러닝타임의 장편 영화 “Beau Is Afraid”에 비해 조각 같은 영상임에도, 그 자체로 완성도가 있는 “BEAU”. 십여 년 전 아리 애스터의 날 서 있는 감각을 보고 싶다면, 장편 “Beau Is Afraid”를 보기 전 예열해 보고 싶다면 이 단편 영화를 감상해 보자.


이미지 출처 │YOUTUBE, RED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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