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 복제인간, AI 등 미래의 기술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존 가치관과 사회적 통념을 가볍게 무시하는 기술의 오만한 도약은 종종 기술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는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데, 모두 소름 끼치는 상상뿐이다. 주위를 둘러보자. 당신의 생활 속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최신 기술 중에서, 먼 훗날 당신을 지배하고 해를 끼칠 만한 것이 있는가?
넷플릭스(Netflix)의 “블랙 미러(Black Mirror)”를 위시한 수많은 SF 스릴러/호러 장르물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위 질문에 코미디언 출신 영화감독 조던 루빈(Jordan Rubin)이 내놓은 독특한 대답은 ‘드론(Drone)’이다. 지난 1월 1일, 그의 새 공포영화 “더 드론(The Drone)”의 트레일러가 공개되었다. 공개된 시놉시스에 따르면 영화는 연쇄살인마의 정신이 이식된 DJI 카메라 드론과 한 신혼부부의 사투를 다룰 예정. 엉성한 설정만큼이나 공개된 트레일러도 엽기적인데, 클리셰와 오마주로 점철된 연출은 둘째 치더라도 흔들의자에 앉아있는 살인 드론이나 그 드론을 제압하기 위해 출동하는 특공대의 모습 등은 차마 실소없이 지켜보기 힘들다. 우스꽝스럽지만, 이는 어쩌면 드론을 비롯한 새로운 기술에 대한 대중의 막연한 두려움을 과장하여 부풀린 조던 루빈의 블랙 코미디일 거라 짐작해볼 수 있지 않을까.
다가오는 1월 28일 유타(Utah)주에서 열리는 슬램댄스 영화제(Slamdance Film Festival)에서 선 공개될 예정인 본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될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공개될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지만, IMDb에 따르면 현재 영화의 후반 작업(Post-production)이 진행 중이라고 하니, 제작 중단에 대한 우려는 접어두어도 좋을 것 같다. 이미 세계적으로 수많은 정치적/사회적 사건사고의 중심이 되는 드론이 어디까지 더 공포스러워질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올해 “더 드론”의 개봉을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