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적으로도 다양한 변화를 선보여왔던 밴드 브링 미 더 호라이즌 (Bring Me The Horizon). 곧 출시될 앨범 [Post Human: Survival Horror]에 앞서 싱글 “Teardrops”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이번 뮤직비디오는 보컬 올리버 사익스 (Oliver Sykes)가 직접 각본과 감독, 편집까지 맡았으며, 본인이 주인공까지 맡았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뮤직비디오가 영화 “트레인스포팅 (Trainspotting)“을 오마주한 컷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과연 어떤 장면을 오마주했을까?
변기 다이빙과 수중 촬영
“트레인스포팅”의 주인공 마크 렌튼은 약을 끊기 전 마지막 한 방을 위해 좌약식 아편을 자신의 항문으로 집어넣다가, 그만 변기 속에 약을 빠뜨린다. 이후 지저분한 화장실에서 같이 떠내려간 약을 구하기 위해 변기 속으로 다이빙한다. 이는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트레인스포팅의 명장면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컷이 되었는데, “Teardrops”의 뮤직비디오에서는 올리버 사익스가 침대 위로 쓰러지면서 물에 빠지는 장면으로 오버랩된다. 이후 장면에서는 검은 물이 가득 찬 욕조에 빠져있고, 물속에 빠진 채 노래를 부른다. 뮤직비디오 후반부에서는 겨우 물에서 빠져나오는 올리버 사익스를 볼 수 있는데, 그의 손에 쥐어진 것은 좌약식 마약이 아니라 마이크라는 점이 다르다.
정키 (Junkie)
“Teardrops”의 가사는 공허함과 좌절 등에 힘겨워하는 이야기를 담았는데, 뮤직비디오에서는 영화 “트레인스포팅”에서 금단 현상에 괴로워하고 극한의 우울감으로 치닫는 마크 렌튼의 무드를 따라간다. 올리버 사익스는 노래를 하지 않는 장면을 제외하고 보여지는 대부분의 모습은 약물에 빠져 사는 정키 (Junkie)의 모습 그 자체다. 초점 없는 눈동자와 약간의 경련들이 바로 그것이다.
올리버 사익스의 정키 연기를 떠나서, 벽지가 떨어져 나간 허름한 공간 역시 “트레인스포팅”에서 헤로인을 공급받는 ‘수녀원’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이 뮤직비디오가 “트레인스포팅”에서 영향받았음을 증명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트레인스포팅”에서 쓰러진 마크의 머리 주변으로 부채꼴을 그리며 배치된 주사기, 숟가락, 재떨이, 알약, 콘돔이 배치된 포스터 이미지를 이번 뮤직비디오에서 영상으로 표현했다. 다시 하드한 사운드로 돌아온 Bring Me The Horizon의 새 앨범을 기대하면서 뮤직비디오를 감상해보자.
이미지 출처 | “Teardrops”, “Trainspotting” 영상 캡처, DJ concept maga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