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 매드립(Madlib)이 포 텟(Four Tet)과 함께 완성한 앨범 [Sound Ancestors]를 발표했다. 최근 뉴욕 타임스(New York Times)에서는 이 둘의 협업에 관한 특집 기사를 게재했는데, 여기서 해당 앨범의 작업 과정에 관한 흥미로운 단서들을 발견할 수 있다.
키어런 헵덴(Kieran Hebden, 포 텟의 본명)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작업하기를 바랐다는 매드립과 어떤 방식으로든 매드립의 작업에 자신의 사운드를 찍어내길 원치 않았다는 헵덴의 후일담은 각 장르의 마에스트로라 할 수 있는 이들이 서로를 얼마나 존중하고 있는지 잘 드러나는 대목. 매드립은 힙합, 헵덴은 전자음악에 그 뿌리를 두고 있지만, 록과 재즈 등 다방면의 장르를 아우르는 깊은 이해도, 나아가 소리(Sound)를 대하는 철학을 나눈 둘의 관계는 상업적이거나 얄팍한 목적성을 띤 협업이 아닌 진정 장인 간의 교류와 우정이었다는 걸 뉴욕 타임스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5년, 매드립과 이제는 고인이 된 MF 둠(MF DOOM)이 완성한, 그 자체로 더하거나 뺄 것이 없는 역작 [Madvillainy]를 용감하게 전곡 리믹스한 포 텟의 또 다른 [Madvillainy] 또한 이에 필적할 만한 수작으로, 오랜 탐구와 숙련을 거친 베테랑들이 서로의 기량을 인정하고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 좋은 사례였다.
놀라운 사실은 매드립이 자신의 레이블 매드립 인베이전(Madlib Invazion)을 통해 매달 새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 그중에서도 썬더캣(Thundercat)과 함께 제작 중이라는 인디 록(Indie-Rock) 앨범은 마니아들에게는 초유의 관심사가 아닐까. 우선 놓치면 아쉬울 앨범 [Sound Ancestors]부터 감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