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 레코즈(New Wave Records) 소속 래퍼 권기백이 첫 정규 앨범 [권기백 1집]을 발매했다.
한국 힙합 신에서 흔하지 않은 모양새를 띈 이번 앨범은 특색이 강하고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특유의 박자감과 익살스럽고 개성 넘치는 톤으로 지훵크(G-Funk)부터 멤피스 랩(Memphis Rap), 드릴(Drill), 레게(Reggae)까지 다양한 하위 장르들을 소화하는 모습에는 아직 정제되지 않은 어린 래퍼의 재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가사 속에는 다수를 향한 분노와 직선적인 표현으로 본인의 패기를 드러내는데, 청소년의 시선으로 바라본 거리의 삶을 적나라하게 읊으며 범죄의 경계를 넘나든다.
권기백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뉴웨이브 레코즈 소속 아티스트들이 힘을 보탰다. 레이블의 수장 비프리는 프로듀싱과 랩으로 두 곡에 참여하며 적당한 거리에서 자신이 발굴한 후배의 성장을 지켜보고 있으며, 아이엠머니(IAMMONEY), 킹 사우스 지(KING SOUTH G), 비지니스보이(BUSYNESSBOY) 등의 동료들은 적극적인 피처링으로 앨범의 색채를 더욱 짙게 만들고 있다. 하나의 집단이 표현하고자 하는 성격과 지향점이 그대로 녹아 있는 앨범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서른 두 곡으로 꽉 채운 트랙리스트에는 권기백의 창작욕과 자신감이 묻어 있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 있는 사운드로 끝까지 밀고 나가는 그의 태도는 마치 전성기 시절 릴 비(Lil B)를 보는 듯 하다. 시종일관 자극적인 사운드가 지속되다가 마지막 곡 “Hassan Beat On Da Kb”에서 권기백은 목에 힘을 뺀 다소 차분한 랩을 선보이며 본인의 변화와 발전 가능성을 스스로 제시한다. 흥미로운 지점이 여럿 존재하는 이번 앨범. 16세의 어린 래퍼가 앞으로 보여줄 행보는 과연 어떨지, 직접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