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란타 출신 래퍼 영 누디(Young Nudy)가 세 번째 정규 앨범 [Rich Shooter]를 발매했다. 불과 두 달 전 발표한 웰메이드 콘셉트 앨범 [Dr. EV4L]과는 또 다른 갈래에 놓인 이번 작품에서 영 누디는 자칫 진부해지기 쉬운 트랩 사운드를 다양한 캐릭터로 소화하며, 재능을 마음껏 표출하고 있다.
전작 [Dr. EV4L]에서와 마찬가지로, 영 누디가 스스로 만들어 낸 뚜렷한 자아와 콘셉트로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은 이번 앨범에서도 빛을 발한다. 20곡의 짧지 않은 러닝타임 동안 듣는 이가 지루하지 않고 자신의 캐릭터에 집중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능수능란하게 완급을 조절한다.
매섭게 몰아치다가도 때로는 청자를 달래는 듯한 플로우를 보여주며 오랜 파트너 쿠페(COUPE)와 피에르본(Pi’erre Bourne)과의 찰떡 궁합을 자랑하는데, 고요하고 음침하게 흐르는 비트 위에 극악무도한 랩을 읊어대며 거리 위 익살스러운 총잡이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영 누디는 8월부터 “DR. EV4L vs Rich Shooter”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전 지역을 돌며 자신의 두 대조되는 앨범의 콘셉트를 테마로 녹여낸 투어를 시작했다. 이미 텍사스 주 휴스턴과 달라스의 공연을 마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는 영상이 그의 유튜브 계정에 업로드되어 있다. 또한, 아래의 애니메이션 클립을 통해 투어에 참여하지 못하여도 영 누디의 형상화된 세계관을 짧막하게나마 즐길 수 있을 것. 영 누디가 이번 앨범에서 보여주고 싶은 또 다른 자아와 그에 걸맞는 사운드를 직접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