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포크 싱어송라이터 구만(9.10000)이 싱글 “나 혼자 남은 지구” 발표와 함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사운드 클라우드(Soundcloud) 등의 플랫폼을 통해 이미 검증된 아티스트인 구만은 이번 싱글에서 서정적이고 레트로한 질감의 사운드 위로 리버브 가득한 음색이 돋보인다. 멜로디 라인 역시 과거의 유산에서 비롯된 향수들.
이번에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왕가위(Wong Kar-Wai) 감독 영화 중 “타락천사(Fallen Angels)”의 화면 연출을 오마주했다. 혼자서 총을 쥐고 있는 장면과 조금 틀어진 화면 구도 끝에 자리 잡은 인물의 위치가 그것을 증명한다. 특히 왕가위 감독을 대표하는 촬영 기법이라고 할 수 있는 스탭프린팅 기법은 이번 구만의 뮤직비디오에서도 드러난다. 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도 한국에서 많이 모방했던 이 기법은 화면이 뚝뚝 끊어지고, 동작의 잔상이 물 흐르듯 이어지는 느낌을 만들어낸다. 구만의 음악적인 색깔 역시 레트로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이러한 촬영기법만큼 극적인 선택은 없었을 것이다. 또한 제목 “나 혼자 남은 지구”처럼 곡은 어딘가 몽환적이면서도 쓸쓸한 감성이 왕가위 감독이 추구하는 작품 세계의 그것과도 맞닿는 부분이 있을 터. 그 지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자.
이미지 출처 | MP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