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켄드(The Weeknd)의 야심이 여실히 드러나는 앨범, 2022년의 문을 여는 [Dawn FM]이 며칠 전 공개되었고, 많은 매체와 팬들이 앞다투어 코멘트를 쏟아냈다. 팝의 거장 맥스 마틴(Max Martin)과 그 대척점에 있는 원오트릭스 포인트 네버(Oneohtrix Point Never, 이하 OPN) 그리고 전위적인 팝 스타 위켄드의 삼두 체제가 충돌하며 탄생한 이 도전적인 앨범은 분명 슈퍼스타 반열에 오른 뮤지션의 전형적인 행보에 브레이크를 밟았고, 새로운 활주로로 선회했다.
슈퍼볼 스타디움에 입성한 팝 스타의 상품성이란 예술가에게는 그야말로 양날의 검. 가장 성공적인 동시에 답보라는 길목에서 위켄드가 선택한 건 또 한 번의 실험이었다. 그의 ‘완성된’ 팝에 으스스한 가운을 씌우며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OPN은 이 앨범의 숨은 공신으로, 특히 “Gasoline”은 목소리의 주인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될 만큼 색다르게 느껴지는 OPN의 짜릿한 변칙기.
어둠과 빛이 공존하는 라디오 방송국, 103. 5 [Dawn FM]에는 이외에도 숱한 크레딧이 붙어있다. 타일러, 릴웨인, 퀸시 존스 등은 혼돈의 라디오 안에서 적절히 기능하고, 짐 캐리는 콘셉추얼한 이 앨범의 가장 중요한 대목에서 앨범을 관통하는 철학을 읊는다. “천국을 보려면, 너도 천국에 있어야 한다”.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했지만 위켄드의 강력한 보컬은 앨범의 주인이 누구인지 선명하게 들려준다. 아름다움과 죽음, 천국과 어둠. 승리의 여신이 내민 손을 잡기 직전 위켄드가 떠올린 릴케의 시구, “아름다움이란 우리가 견뎌 내는 두려움의 시작”. 절망에 빛을 비춤으로써 비로소 완성된 이 앨범을 직접 감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