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DIY 음악의 성지 지비엔 라이브 하우스(GBN Live House)가 6년 만에 폐업을 결정했다. 2016년 1월 캐나다 밴드 커리어 수이사이드(Career Suicide)를 시작으로 가스마스크 테러(Gasmask Terrör), 파워 트립(Power Trip), 아이헤이트갓(Eyehategod)이 내한공연을 진행했고, 슬랜트(Slant)와 스컴레이드(Scumraid), 노 쉘터(No Shelter) 등의 밴드들이 한국만의 로컬 신(Scene)을 형성해 이를 해외로 영향력을 끼치는 데 큰 역할을 해온 곳이다.
지난 2020년 3월부터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장시간 문을 닫았고, 단 한 번의 공연을 진행한 이후 2년 만에 재오픈을 예고한 것은 2022년 7월 23일. 그러나 10일을 앞두고 장마철, 홍수가 났으며 최근에는 115년 만의 기록적 폭우에 음향 장비를 철수시켜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50년의 세월을 겪은 건물과 그 지하에 위치한 지비엔 라이브 하우스는 비에 가장 취약했고 그 피해는 막대했다.
스페이스 문이라는 인디음악 공연장으로 시작해 본격적인 펑크 신의 본거지로 자리 잡은 지비엔 라이브 하우스는 영등포구 문래동에 불어닥친 젠트리피케이션을 이겨내고 꿋꿋이 DIY 음악과 사회 공동체를 지원하는 활동을 통해 수많은 팬들과 뜻깊은 순간들을 만들어냈다.
지난 5년간 펑크(Punk) 신의 베뉴(Venue)로 dip, 지비엔 라이브 하우스, 클럽 샤프(Club Sharp)가 존재했고 그 중 망원동의 클럽 샤프만이 남았다. 시작이 있다면 끝을 고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 그렇지만 그 끝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