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 레인보우99가 [재개발 블루스 Part 1]을 공개했다. 지난 2월 발매한 정규 10집 [Winter 1] 이후 약 7개월 만의 공식 음원 발매다.
레인보우99는 ‘공간의 뮤지션’이다. 3집 [SEOUL]은 서울의 풍경을 모티브로 하고, 4집 [Calander]는 전국 각지로 여행을 떠나 만든 트랙을 엮은 앨범이다. 5집 [Europe]을 통해 그 여정을 국외로 넓혔다가, 6집 [COME BACK HOME]으로 더 깊은 음악 세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7집 [동두천]에서는 한 공간의 역사를 다루며 보편적 담론을 생산하는 새로운 방식을 실험했으며, 8집부터는 제주도에 거주하며 축적한 인사이트를 여러 가지 주제로 풀어냈다.
이 흥미로운 디스코그래피로 쌓인 레인보우99의 독창적인 시선은 다시 서울로 향한다. 재개발 블루스는 재개발로 사라질 지역을 창조적으로 간직하는 프로젝트다. 사진작가 박상용과 비주얼 아티스트 김가현이 함께한다. 세 아티스트는 재개발 지역을 아카이빙하는 동시에, 그 공간에 들어가 곡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곡의 라이브 연주를 그 장소에서 촬영, 그래픽 작업을 더해 공개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공간은 ‘청량리’와 ‘신림’이다.
특유의 일렉트로닉 사운드 베이스 위에, 앨범 제목처럼 평소보다 블루지(bluesy)한 기타 연주가 인상적이다. 기타를 잡은 레인보우99의 팬이라면 더욱 반가울 것이다. 협업으로 만들어진 영상도 흥미롭다. 레인보우99는 공간 모티브 트랙을 발표할 때, 해당 공간에서 라이브 영상을 자주 촬영해왔다. 거기에 이번엔 독특한 그래픽이 더해지니 또 다른 오리지널리티가 탄생했다.
레인보우99는 앨범에 대해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덧붙였다.
음악은 청량리와 신림에서 만들고 연주된 두 곡이지만 20분이 훌쩍 넘는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매우 긴 호흡을 가진 곡들이지만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곡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떤 아름다움에 도착하게 돼요. 재개발이라는 문제의식보다 곧 재개발로 사라지게 되는 장소의 기운이나 공기를 따라서 작업되고 연주된 음악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영상과 함께 감상한다면 음악 감상을 넘어 하나의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미지 출처 │ Poclan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