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전자음악가 마누엘 괴칭(Manuel Göttsching)이 지난 12월 4일, 향년 7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는 비보가 오늘 밴드 아슈 라 템펠(Ash Ra Tempel)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마누엘 괴칭은 어린 시절에 영국 블루스 록 밴드의 음악과 미국 ‘모타운(Motown)’을 들으며 이에 영향받아 일렉트릭 기타를 손에 쥐었다. 1960년대 후반 베를린 언더그라운드 밴드 신(scene)에서 활동하며 아슈 라 템펠을 설립, 71년에 밴드의 첫 앨범 [Ash Ra Tempel]을 발매하며 그의 공식적 음악 커리어를 시작했다.
72년에는 밴드 설립 이전부터 교류하던 에드가 프로에제(Edgar Froese)와 클라우스 슐츠(Klaus Schulze) 등 서베를린에 기반을 둔 동료 음악가들과 함께 ‘코스미쉐 뮤직(Kosmische Musik)’을 탐구했다. 코스미쉐 뮤직이란 깊고 드넓은 우주의 사운드 스케이프가 특징적. ‘오어 레코드(Ohr Records)’를 기반으로 활동하던 베를린 학파(Berlin-School)의 뮤지션들이 기존의 록 음악 관습을 벗어나 전자적, 기악적 소리로 우주로 향하고자 했던 것이다.
70년대 중반 코스미쉐 뮤직을 더욱 깊게 탐구하여 내놓은 기타 미니멀 걸작 [Inventions For Electric Guitar]과 [New Age Of Earth], 그리고 84년에 내놓은 솔로 앨범 [E2-E4]까지, 재생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어지럽게 펼쳐지는 다이내믹과 최면적인 아르페지오는 앰비언트 음악과 뉴에이지, 신스팝, 테크노에까지 다양한 궤의 전자음악에 토대가 되었다. 오늘은 마누엘 괴칭을 기리며 그의 생전 작품을 하나씩 곱씹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