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ler, the Creator, [CALL ME IF YOU GET LOST: The Estate Sale] 발매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가 제64회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랩 앨범 부문을 수상한 정규 6집 [CALL ME IF YOU GET LOST]의 디럭스 에디션 [CALL ME IF YOU GET LOST: The Estate Sale]을 공개했다. 지난 2021년 발매된 기존 16개 트랙에 8곡이 추가됐다.

[Flower Boy]처럼 멜로우한 타입의 “WUSYANAME”, [Goblin]에서의 거칠고 직설적인 플로우를 재현한 “LUMBERJACK”, [IGOR]보다 더 복잡 명확한 콘셉트의 “JUGGERNAUT” 등 원작 [CALL ME IF YOU GET LOST]는 말 그대로 종합선물세트 같았다. 디럭스 에디션을 이루는 이번 8개의 트랙도 마찬가지.

원작의 마지막 트랙 “SAFARI”에서 디럭스 에디션의 첫 번째 트랙이자 전체 앨범의 인터루드(Interlude)와도 같은 “EVERYTHING MUST GO”로 스무스하게 이어진다. 빈스 스테이플스(Vince Staples)와 함께 강렬한 “STUNTMAN”으로 속편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WHAT A DAY”로 분위기를 바꾼 타일러는 유채화처럼 진하고 선명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에이셉 라키(A$AP Rocky)와 호흡을 맞춘 아름다운 세레나데 “WHARF TALK”, 선공개되었던 우아한 트랙 “DOGTOOTH”, 칸예 웨스트(Kanye West)가 프로듀싱으로 참여한 “HEAVEN TO ME”와, 마침내 풀버전으로 세상에 나온 “BOYFRIEND, GIRLFRIEND”까지.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만의 미학이 흠결 없이 구현된다.

앨범의 피날레도 범상치 않다. 마지막 트랙 “SORRY NOT SORRY”의 뮤직비디오에서 타일러는 자신이 만든 여러 알터 이고(Alter Ego)를 한자리에 모은다. 그들은 돌아가며 오랜 시간 묵은 실수와 잘못을 꺼내 가족과 팬들에게 사과를 전한다. 그러다 갑자기 한 인격이 다른 인격들을 하나씩 지워버리고, 끝내 [CALL ME IF YOU GET LOST] 속 알터 이고인 타일러 보들레르(Tyler Baudelaire)를 무참히 폭행한다. 사과는 점점 빈정대는 어조로 바뀌고, 결국 이 트랙과 이 앨범은 “I’m Sorry”라는 두 단어가 아닌 “Fuck’em(엿이나 먹어)”로 끝난다. 끝끝내 흐름을 한 번 더 꼬아내어 2년 만의 속편을, 그리고 2년 전(또는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의 스스로를 뒤엎어버리는 모습이 어쩐지 속 시원해 보인다.

내레이션으로 참여한 DJ 드라마(DJ Drama)는 아웃트로에서 “I guarantee another era is upon us(우리에게 새로운 시대가 올 것이라 장담한다)”라며 나지막이 왼다. 자신의 과거를 전부 죽여버린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다음엔 어떤 모습으로 재림할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Tyler, the Creator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Tyler, the 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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