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디제이, 프로듀서 테라다 소이치(Soichi Terada). 지난달 신당역 반스 스테이션에서 펼쳤던 라이브 무대의 뜨거운 열기가 채 식기도 전, 모두가 반가울 소식 하나를 그의 인스타그램에 공지했다. 바로 테라다 소이치가 사운드트랙으로 참여한 게임 “삐뽀사루 겟츄!(Ape Escape, 1999)”의 수록곡을 선별한 바이닐 레코드 [Apes In The Net]이 내년 초 발매될 예정으로 프리오더를 진행하는 것.
테라다 소이치는 “삐뽀사루 겟츄!” 사운드트랙 제작 이전에 앨범 [Samo Jungle]을 1996년에 공개한 바 있다. [Samo Jungle]은 당시 세계 각국과 여러 매체에서 활발히 소비되던 정글과 드럼앤베이스 장르 음악을 그 나름의 연구를 거쳐 제작한 앨범. 이를 “삐뽀사루 겟츄!”의 디렉터 세키 마사미치(Masamichi Seki)가 인상 깊게 감상하였고, 그 덕분에 테라다 소이치는 게임 사운드트랙 제작의 기회를 얻었다.
따라서 [Samo Jungle]과 곧 발매될 [Apes In The Net]은 전자음악과 게임음악 역사에서도 매우 의미 깊은 음악을 담는 것. [Samo Jungle]은 일본의 초기 드럼앤베이스 음악이자 테라다 소이치가 게임 음악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으로 “삐뽀사루 겟츄!” 사운드트랙은 그가 게임음악 작곡가로 내디딘 첫 번째 발자국이기도 하다.
드럼앤베이스 기반에 피아노, 16비트로 변환된 신시사이저 등의 서정적인 멜로디 터치가 주를 이루는 [Samo Jungle]은 “삐뽀사루 겟츄!”의 몇몇 음악들과 직관적으로 맞닿아 있기도. 특히 “Shiko Stepper Rumblin'”, “Grand Senshuuraku”은 (비록 보컬 샘플은 활용되지 않았지만) [Apes In The Net]의 수록곡 “Mount Amazing 2″와 질감적으로 매우 흡사하다. 여담이지만, 필자가 가장 선호하는 사운드트랙은 “Time Station”이다. 빠른 비트와 상반된 멜로디 루프와 먼 곳에서부터 들려오는 휘파람 소리가 매우 아늑하다. 드럼앤베이스, 정글 음악이 딱히 취향이 아니더라도 무리 없이 감상할 수 있을 고요한 곡이다.
[Samo Jungle]은 1996년에 바이닐 레코드로 최초 발매되었고 트랙 “Grand Senshuuraku”은 2021년, 레이블 ‘클라세 렉스(Klasse Wrecks)가 제작한 EP에 수록되어 바이닐화 된 적이 있지만, ‘”삐뽀사루 겟츄!” 사운드트랙이 CD외 바이닐 레코드로 탄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es In The Net]은 현재 ‘러시아워(Rush Hour)’에서 주문할 수 있다. 가격은 19.99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