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풋워크의 대부 RP BOO는 비슬라와 가진 지난 인터뷰에서 “성장과 확장을 수용해야 한다. 소셜 미디어의 등장 이후, 다른 인종과 국가에서도 풋워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며 여러 나라에서 등장하는 풋워크 신의 성장을 조명했다. 시카고 바깥의 서부 캘리포니아부터 일본, 영국, 이탈리아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풋워크 프로듀서, 풋워크 댄서들이 등장했고 튀니지 출신 프로듀서의 등장 소식은 더욱 반길만한 일이다.
지난 2020년 12월 LA/마르세유 기반의 레이블인 파다 레코드(Fada Records)를 통해 데뷔 앨범 [Slime Patrol]을 발매한 튀니지 출신 풋워크 프로듀서 카디자 알 하나피(Khadija Al Hanafi)의 등장 소식은 큰 화제를 모았었다. 지난 앨범에서 시카고 풋워크의 현재 중 하나인 디제이 얼(DJ Earl)이 참여하며 혁신과 정통성을 모두 확보했던 그녀는 이번 앨범을 통해 본격적으로 홀로서기에 돌입했다. 세 프로듀서와 협업을 시도했던 지난 앨범과 달리 10곡 모두 홀로 프로듀싱한 트랙으로 가득 채웠다.
2024년의 첫 날을 밝혀준 그녀의 두 번째 앨범 [Slime Patrol 2]은 파다 레코드 측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체포되어 튀니지로 강제 추방된 이후 제작된 앨범이라고. 로우파이 트랙과 알앤비, 재즈와 블루스, 하우스와 주크 등을 폭넓게 차용하여 그녀만의 문법으로 제작한 이번 앨범은 진정으로 ‘카디자’만의 스타일을 정립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을 떠나 독자적인 공간과 시선에서 해석한 카디자 알 하나피만의 풋워크는 튀니지 풋워크 신의 신호탄으로 바라보아도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