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기반의 프로듀서, 빌리저(Villager)의 다섯 번째 EP [Sculptor]가 DJ ADHD와 니키 네어(Nikki Nair) 그리고 클로에 로빈슨(Chloe Robinson) 등의 레이블 프리티 위어드(Pretty Weirds Music)를 통해 2월 16일 발매됐다.
12세라는 어린 나이에 전자음악에 발을 들인 뒤 오랜 기간 페스티벌 신(Scene)에 머물렀던 프로듀서 알렉스 영(Alex Young)은 음악적 방황 끝에 2018년 보이즈노이즈 레코드(Boysnoise Records)와 계약한 후 새로운 이름 ‘빌리저’라는 이름과 함께 음악적 변신을 꾀했다. 그리고 코로나를 거치면서 점차 투 스텝과 자신의 과거 자산을 접목하려 시도했고, 2022년 10년 만에 발매한 데뷔 앨범 [Frontier]를 시작으로 독자적인 음악적 노선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해 5월에 발매한 EP [Club Wonk]에서 “Chlorophyll”, “Rave Blender” 등 다수의 히트 트랙을 선보이던 그의 매력이 이번 EP에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지난 1월 26일 선공개한 싱글 “Every Step of the Way”를 포함해 총 다섯 곡의 트랙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제목 그대로 빌리저가 영향받은 음악적 유산을 투 스텝 개러지라는 장르적 토대 안에서 세공하는 작업이라 볼 수 있다. 캐쉬미어 캣(Cashmere Cat), 제이 딜라(J Dilla), 플라잉 로터스(flying Lotus), 스크릴렉스(Skrillex) 등을 듣고 자랐다는 그의 인터뷰 내용이 그대로 이번 앨범 곳곳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단순히 빌리저의 이번 앨범은 자신의 음악적 뿌리를 재확인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음악적 색채를 온전히 굳히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전 EP들로부터 꾸준히 드러났던 피치-벤딩과 칠한 신디사이저가 130중 후반에 형성되는 빠른 투스텝 비트 사이에서 유려하게 빛을 발한다. 비슷한 결을 자랑하는 프레이저 레이(Frazer Ray), 오버모노(Overmono) 등의 시도와 유사한 듯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과연 빌리저는 투 스텝 개러지의 새로운 지평을 확장할 수 있을까? 그의 다음 행보를 기대하며 하단 링크를 통해 이번 앨범을 직접 감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