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시린 추위는 여전하지만, 출근길에 한껏 가벼워진 옷과 개학, 개강을 맞아 거리로 나온 학생들의 복장에서 봄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괜스레 기분이 상기되고 희망찬 듯한 감정이 밀려오는 오늘, 이에 제격인 음반이 있어 하나 소개한다. 바로 일본의 작곡가 이시구로 히로키(Hiroki Ishiguro)의 [Koh Maiton].
히로키는 일본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1992년 첫 앨범 [Daydream]을 시작으로 커리어를 다져왔다. [Koh Maiton], [Three Days Memory] 등 멜로디컬한 뉴에이지 음악을 골자로 음반 활동을 해오며 한국에서도 음반 활동을 전개한 적이 있다. 따라서 검색을 통해 쉽게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데, 앨범 [Three Days Memory]이 발매되던 시기에 한국에서는 히로키를 ‘구라모토 유키(Yuhki Kuramoto)를 잇는 차세대 뉴에이지 피아니스트’라고 소개하기도.
구라모토 유키. 2000년대 일본 최고의 로맨티스트가 아닌가. 그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의 피아니스트라는 수식어는 본작 [Koh Maiton]을 감상하고도 고개가 끄덕여질 것. [Koh Maiton]은 1993년에 발매된 히로키의 두 번째 앨범으로 태국 푸켓섬에서 보내던 일상이 그득하게 묻어있다. 여름의 휴양지에서 일상이 분명 하나 남국의 설렘 가득한 감정에서 비롯된 아름답고 투명한 멜로디는 산뜻하고 청초한 지금의 날씨에 감상해도 제격, 후끈한 여름에도 제격일 것이다.
[Koh Maiton]은 일본 레코드숍에서 CD로 간간히 나돌고 있었고, 2021년 오사카의 두 레코드숍 ‘레어그루브 오사카’, ‘레벨레이션 타임’에 의해 제작된 컴필레이션 [Heisei No Oto Japanese Left-Field Pop From The CD Age, 1989-1996]에도 “Unity”가 소개된 적 있었다. 그 화제에 힘입어 지난 2월 말에는 [Koh Maiton]의 풀렝스가 30년 만에 바이닐로 재탄생하기에 이르렀다. 감미로운 뉴에이지와 발레아릭까지 품은 앨범 [Koh Maiton]을 직접 확인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