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diohead의 조니 그린우드, 8시간 분량의 오르간 작품 발표

영국의 록 밴드 라디오헤드(Radiohead)의 기타리스트 조니 그린우드(Jonny Greenwood)는 찢어지는 듯한 기타 연주와 실험적인 사운드 메이킹으로 이름을 알리며 자신만의 색채가 담긴 클래식 작곡과 영화 음악 제작 작업을 진행해 왔다. 2022년에는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Thom Yorke)와 재즈 그룹 선즈 오브 케밋(Sons of Kemet)의 드러머 톰 스키너(Tom Skinner)와는 프로젝트 그룹 더 스마일(The Smile)을 결성하여 올해 1월에 두 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등 개인 작업과 함께 그룹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나가고 있는데, 최근에는 총 8시간에 달하는 클래식 작품 제작 및 공연 계획을 발표하며 새로운 소식을 알렸다. 이번에 발표된 “268년의 리버브(268 Years of Reverb)”는 오는 5월 18일 영국의 노리치(Norwich)에서 매해 열리는 노펏 & 노리치 페스티벌(Norfolk & Norwich Festival)에서 공개될 것으로, 영국의 오르가니스트이자 피아니스트 제임스 맥비니(James McVinnie)와 엘라이자 맥카시(Eliza McCarthy)가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268년의 리버브”는 벽면에 스며들거나 공기에 가득 찬 모든 음악과 목소리, 각종 소리들을 불러내고, 소위 건물이 삼켜낸 모든 소리를 내부로부터 흔들어내거나 유인하여 다시 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번 작품을 최초로 공개할 공간인 노리치의 옥타곤 예배당(Octagon Chapel)은 18세기에 지어진 건물로, 그린우드는 오르간 연주를 통해 예배당의 “폐와 목소리(lungs and voice)”에 해당하는 오르간 파이프를 통과하며 예배당을 순환한 공기에 담기며 기록된 소리를 포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맥락에서 교회에서의 오르간 연주와 감상은 세대를 거쳐 저장된 공기와 소리를 통해 일종의 시간 여행에 임하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2020년 이태리 어딘가의 오르간 복원 현장에서 포착된 그린우드.

총연주 시간은 몹시 길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268년 동안 예배당을 거쳐 간 크고 작은 소리를 뽑아낸 총량임을 참작해 보면 8시간은 딱히 압도적인 길이로 느껴지지 않기도 한다. 행사의 공식 웹사이트에서도 실제 공연 시간은 8시간으로 확인되지만, 도저히 그 시간을 버티지 못할 것 같은 이를 위해서는 1시간 50분짜리 타임 슬롯도 제공하고 있다. 작품에 대한 설명 전문은 공연 소개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린우드의 역작이 될 수도 있는 이번 작품을 고대해 보며 그의 2019년 클래식 공연 “Horror vacui”을 위에서 감상해 보도록 하자. 


이미지 출처 | Reddit, Pitchf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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