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일, 전자음악의 혁신가 브라이언 리즈(Brian Leeds)가 로이디스(Loidis)란 이름으로 첫 번째 정규 앨범 [One Day]를 발표했다.
브라이언 리즈는 지난 10여 년간 전자음악 신(Scene)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2010년대 초반 휴에코 S.(Huerco S.)라는 이름으로 로파이 하우스(Lo-Fi House)의 선두주자로 활동했으며, 2013년 [Colonial Patterns] 앨범에서는 실험적 사운드로 전환을 시도했다. 이어 2016년 발표한 [For Those of You Who Have Never (And Also Those Who Have)]는 현대 앰비언트(Ambient) 음악의 걸작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그러나 2021년 밴드캠프(Bandcamp)와의 인터뷰에서 브라이언 리즈는 앰비언트 음악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앰비언트 음악이 그저 ‘휴식과 공부를 위한 비트’가 돼버렸어요. 생산성 음악, 자본주의 음악이죠”라며 자신의 음악이 일종의 도구로 소비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 결국 브라이언 리즈는 다시 한번 변화를 모색했고,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 로이디스라는 이름의 새로운 프로젝트였다.
로이디스의 데뷔 EP [A Parade, In the Place I Sit, the Floating World (& All Its Pleasures)]는 여전히 다소 불안정하고 비정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 뼈대는 분명 청자를 움직이는 댄스 리듬이었다. 그리고 6년의 세월이 지나 발매된 [One Day]에서, 브라이언 리즈는 자신의 커리어 내 가장 펑키(Funky)한 곡들을 선보인다.
로이디스는 이 앨범을 ‘미니멀 이모 테크 사운드’(minimal emo tech sound)의 다음 단계라고 칭했다. 이는 미니멀 테크노(Minimal techno)와 마이크로하우스(Microhouse)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앨범 내 포 언 더 플로(four-on-the-floor)의 단순함은 로이디스의 노련함으로 정제돼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각 곡 평균 8분대라는 짧지 않은 시간은, 미묘한 변화와 반복을 통해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간다.
[One Day]는 최근 유행했던 공격적인 클럽 음악과 대비되지만, 그렇다고 프레드 어게인(Fred again..)으로 대표되는 유포릭(euphoric)한 프로그레시브 하우스(Progressive House) 음악과도 다른 지점을 향한다. 과거 루프 음악의 순수함을 소환해 멜로디보다는 그루브와 텍스처로, 환희보다는 강렬한 최면을 청자에게 건넨다.
이렇듯 브라이언 리즈는 유행에 자신을 맞추지 않는다. 오히려 그와 반대되는 반골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듯하다. 그렇기에 그의 음악은 항상 또 다른 가능성을 상기시킨다. 늘 ‘혁신가’로 찬사 받아 온 프로듀서는, 그에 맞서 혁신이 아닌 정제된 사운드의 가능성을 펼쳐냈다. 궁금하다면, 직접 확인해 보자.
Huerco S. 밴드캠프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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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Huerc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