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0일, 나이지리아의 스타 뮤지션 레마(Rema)가 그의 두 번째 정규 앨범 [HEIS]를 공개했다.
레마는 본래 편안한 R&B 스타일의 싱어로 대중에게 알려졌다. 셀레나 고메즈(Selena Gomez)와 함께한 “Calm Down” 리믹스 버전은 빌보드 핫 100(Billboard Hot 100) 차트 3위에 오르기도.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레마는 월드 투어를 완판한 최초의 나이지리아 아티스트가 됐다.
특히 런던에서 진행된 O2 아레나(O2 Arena) 공연이 주목을 받았는데, 레마는 붉은 가면을 쓴 채 검은 말을 탄 채 등장했으며 무대 위에 거대한 박쥐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레마는 이를 통해 자신 고향 문화와 영국의 식민지 유산 착취 비판을 나타내고자 했다. 하지만 이런 극적인 변화는 동시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발매된 앨범 [HEIS]에서 레마는 자신의 방향성을 더욱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앨범에서 레마는 자신의 성공과 야망을 거침없이 표현한다. 리드 싱글 “HEHEHE”에서 “더 이상 빅3가 아니라 이제 빅4″라고 선언하며, 브루나 보이(Burna Boy), 다비도(Davido), 위즈키드(Wizkid)로 대표되는 아프로비츠(Afrobeats)의 거장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외에도 “BENIN BOYS”에서는 자신 뿌리에 대한 자부심을, “NOW I KNOW”에서는 성공 이면의 상실과 고뇌를 토로하며 인간적인 면모도 드러낸다.
레마는 자신의 음악을 스스로 ‘아프로-레이브'(Afro-Rave)라고 칭해왔는데, [HEIS]는 이 수식어에 가장 부합하는 앨범이다. 여기서 그는 자신의 고향인 나이지리아 베닌 시티, 미국 힙합, 클럽 음악 등을 디아스포라(Diaspora)적 연결로 구성해 냈다. “OZEBA”는 자신의 공연 관련 모든 논란에 반격을 가하는 뱅어이며, “Azaman”은 마이애미 베이스(Miami bass)의 영향을, “EGUNGUN”은 공격적인 신스 사운드로 청자를 사로잡는다.
[HEIS]는 기존 아프로비츠 팬들에게는 다소 과격하다 느껴질 수 있다. 일부는 가사의 깊이가 부족하다 지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레마의 재해석이 새로운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또 다른 방식을 제시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동시에 그는 자신의 뿌리도 잊지 않음으로써 아프로비츠의 문화적, 정치적 힘을 유지한다. 이렇듯 레마가 그려낸 아프리카 음악의 새로운 비전이 궁금하다면, 직접 확인해 보자.
이미지 출처 ㅣRema, scrdof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