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로닉 뮤지션 넷갈라(NET GALA)가 오는 10월 18일 첫 정규 앨범 [GALAPAGGOT]을 발매한다. 그간 국내외 클럽 신(Scene)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그의 첫 정규 앨범으로, 다종다양한 음악적 참조와 수수께끼 같은 모호함이 거미줄처럼 뒤엉킨 작품이다.
미래지향적인 클럽 음악과 기이한 사운드 실험이 혼합된 11곡으로 구성된 [GALAPAGGOT]에는 넷갈라의 비전이 응축되어 있다. 앨범 타이틀은 과도하게 지역화되어 세계 시장으로부터 고립되는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인 ‘갈라파고스 증후군’을 비틀었다. 넷갈라는 풋워크, 볼룸, 그라인드 코어, 하드 트랜스 등 다양한 음악 스타일의 장르적 기표와 퀴어 문화의 참조를 재구성하며, 이러한 모티프가 새로운 틀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탐구한다. 강렬한 펑크/그라인드코어 아티스트 슈퍼모텔 K(Supermotel K), 혁신적인 소리를 추구하는 베트남 밴드 Rắn Cạp Đuôi가 [GALAPAGGOT]에 힘을 보탰다.
로컬 LGBTQ 컬렉티브 쉐이드 서울(Shade Seoul)의 멤버로서 케이크샵(Cakeshop) 등 다수의 클럽에서 경험을 쌓은 넷갈라는 2019년 NBDKNW를 통해 첫 EP [re:FLEX*ion]을 발표했다. 2021년에는 SVBKVLT를 통해 20세기 초 신파극에서 영감을 받은 두 번째 EP [신파 SHINPA]를 발표했으며, 두 EP 모두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일렉트로닉 음반 후보에 오르며 비평적으로 주목받았다.
정규앨범 공개에 앞서 두 싱글 “Joappa / Warp This Pussy (For Kitty)”가 선공개됐다. 다른 차원에서 재조립된 현악기를 끊임없이 위상 변이되는 비트 위에서 연주하는 듯한 “Joappa”, 디스토션에 잠식당한 볼룸의 스냅샷 같은 “Warp This Pussy (For Kitty)”는 [GALAPAGGOT]이 담은 비전을 살짝 드러내는 동시에, 그 자체로 훌륭한 언더그라운드 클럽 트랙으로서 기능한다.
모든 훌륭한 클럽 트랙이 그렇듯, “Joappa / Warp This Pussy (For Kitty)”는 춤을 추게 만드는 것 이상으로 청자의 감정을 뒤흔든다. “Joappa”의 날 선 신스와 비트 사이에서 선명한 분노를, “Warp This Pussy (For Kitty)”의 반복되는 목소리에서 장난스러우면서도 애정을 한 움큼 담은 슬픔과 연민을 느꼈다면, 그건 그리 틀린 예감이 아닐지 모른다. 이태원, 퀴어 커뮤니티, 한국 등 자신이 있는 공간에 켜켜이 쌓인 비극과 불안을 넷 갈라는 예민하게 포착하며 자신만의 뒤틀리고 변이된 사운드로 되받아친다.
앨범의 아트워크는 작가 유신애가 맡았으며, 레이블 하쿠나 쿠라라(Hakuna Kulala)를 통해 디지털과 LP로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또한 10월 18일 앨범 발매 당일에는 케이크샵에서 릴리즈 파티가 개최되며, 11월 3일 진행되는 쇼케이스 무대를 통해 생생한 라이브 사운드로 앨범의 소리를 경험할 수 있다. 앨범은 현재 밴드캠프에서 바이닐과 디지털 앨범 모두 사전 예약 가능하다. 안온한 미적 고정관념을 무시하고 댄스 음악의 한계를 시험하는 [GALAPAGGOT]은 한국 일렉트로닉 음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당신의 몸과 마음을 모두 진동시키는 두 트랙이 인상에 남았다면, 그 인상을 즐거이 받아들이며 그의 첫 정규작을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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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kuna Kulala 밴드캠프
이미지 출처 | NET GA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