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la Sinephro의 두 번째 정규 앨범 [Endlessness]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실험적 재즈 뮤지션 날라 시네프로(Nala Sinephro)가 두 번째 정규 앨범 [Endlessness]를 발매했다. 호평을 받았던 첫 정규 앨범 [Space 1.8] 이후 3년 만의 신보로, 이번에도 워프 레코즈(Warp Records)를 통해 발매됐다.

앨범의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Space 1.8]이 공간에 대한 탐구였다면, [Endlessness]는 시간에 대한 탐구이다. 이 앨범은 존재의 순환에 대해 탐구하며, 신디사이저 아르페지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블랙 미디(black midi)의 드러머 모건 심슨(Morgan Simpson), 에즈라 콜렉티브(Ezra Collective)의 제임스 몰리슨(James Mollison), 누비아 가르시아(Nubya Garcia) 등 다양한 아티스트가 참여해 각기 다른 악기를 맡아 연주했고, 날라 시네프로는 그녀의 특기인 신디사이저, 피아노, 하프 연주를 담당했다. 그녀가 조작하는 신디사이저의 소리는 때로는 뾰족하게, 때로는 뭉툭하게 그 모습을 바꾸며 감정선을 자극한다. 감정적인 음악이지만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격정적인 연주가 펼쳐지는 순간에도 불안보다는 감정적으로 충만한 느낌을 선사한다. 음악의 형식에서는 자유로움과 규칙이 세련된 균형을 이룬다.

날라 시네프로가 걸어온 길은 독특하다. 클래식 피아노 교사였던 어머니와 재즈 색소폰 연주자였던 아버지 밑에서 자랐지만, 10대 시절에는 쾌락주의에 빠져 하드코어 사운드를 탐구했다고. 원래는 생화학자가 되길 꿈꿨으나, 예술 고등학교로 진학해 하프에 빠져 버클리 음악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나 사운드 엔지니어로서 일하는 것이 실질적인 교육이 될 것이라 생각해 1년 만에 중퇴했다. 그 후 런던으로 거처를 옮겨 재즈 대학에 입학했지만, 인종 차별을 겪고 또다시 중퇴했다. 오히려 정석적인 음대 모범생의 길을 따르지 않았기에 지금의 독창적인 음악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효율성의 논리로 인해 품이 많이 들어가는 음악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토록 다양한 사람이 한데 모여 정성스럽게 연주하고 녹음한 결과물은 상대적으로 더 소중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날라 시네프로는 이번 앨범의 작곡, 편곡, 프로듀싱, 엔지니어링 모두를 도맡았다. 많지 않은 나이에 이 웅장한 결과물을 진두지휘한 날라 시네프로의 능력은 놀랍기만 하다. 흥미롭게도, 보통은 팬들이 업로드하는 풀 앨범(Full Album) 스트리밍 영상을 이전 앨범과 마찬가지로 본인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친절하게 업로드했다. 하단을 통해 편하게 즐겨보자.

Nala Sinephro 공식 웹사이트
Nala Sinephro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Nala Sinephro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