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7일, 국내 포스트 하드코어(Post-Hardcore) 밴드 소음발광이 세 번째 앨범 [불과 빛]으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에서 소음발광은 지금까지 중 가장 시끄럽고 뒤틀린 사운드를 구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소음발광은 과감히 밴드 쾅프로그램의 최태현을 프로듀서로 영입했다. 흥미롭게도 최태현은 소음발광에게 ‘비움’의 작업을 제안했다고. 특히 보컬 강동수의 목소리를 부각해, 앨범 내 더욱 강렬한 메시지 전달에 초점을 맞췄다.
과거 소음발광은 다양한 노이즈 장치를 활용하면서도 팝의 문법을 어느 정도 따르고자 했다. 그러나 이번 앨범에서는 그런 틀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감정을 쏟아내는 데 집중한다. [불과 빛]은 내면의 어둠을 소음과 함께 망치로 내리치듯 표현해 나간다.
또한 소음발광이 전작 [기쁨, 꽃]으로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하는 등 비평적 성과를 거둔 후, 오히려 더 그런지(Grunge)한 음악을 추구했다는 점도 꽤나 인상적이다. 이는 강동수가 언급한 레퍼런스인 너바나(Nirvana)의 [In Utero]와 비슷한 맥을 보인다. 우울과 희망 사이에서 ‘빛’이란 존재에 양면적 가치를 부여하는 앨범 [불과 빛]은 ‘노이즈’라는 모호한 개념 또한 단순히 다루지 않는다. 비움을 통해 강조되는 폭발적 사운드는 삶의 공허함이 조명하는 패배주의라기보다, 외려 그 자체가 발광(發光)하는 에너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밴드의 보컬 강동수는 “이 음반이 내가 가진 우울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불꽃이 되었으면 한다”라며, 이번 작품으로 ‘우울의 언어’를 마무리하고자 함을 말했다. 나 또한 앨범 [불과 빛]이 우리 각자의 어둠을 긍정하고, 진실한 빛을 찾는 여정이 되길 기대해 본다.
이미지 출처 | 소음발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