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뮤지션 ccr, [s e o u l r e p ( 2 0 2 2 )] 앨범 발매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뮤지션 ccr이 새로운 앨범, [s e o u l r e p ( 2 0 2 2 )]을 발매했다. 국내 레이블 사운드 서플라이 서비스(SoundSupply_Service)의 일원으로 컴필레이션 앨범 참여를 비롯한 다양한 작업물을 선보인 바 있는 ccr의 새로운 첫 앨범.

2022년과 2023년 사이에 쓰인 트랙들로 구성된 앨범은 ccr이 서울의 지하철을 타고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며 살아온 시간에 대한 기록이며, 그 위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디트로이트 힙합과 남부 힙합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지만, 그보다 더 넓은 스펙트럼에서 비롯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앨범은 혼란과 향수, 후회와 좌절, 그리고 자기 비난에서 비롯된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탐구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앨범을 지배하는 전반적인 사운드가 차분하고 감미롭다는 점은 의외이기도 하다. 한편, 갑작스럽게 멜로디가 변화하거나 트랙들이 비선형적으로 진행되는 부분은 두세 개의 곡이 하나로 합쳐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점은 감정적으로 모호한 이중성을 부각하며, 특히 7번 트랙 “i go slip and slow”의 가사 “병 주고 약 주고”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몇몇 트랙은 힙합의 전통적인 거친 모습을 담아 ‘alt 버전’으로 수록됐다. 이는 세련된 팝 프로덕션보다는 그가 생각하는 진정성과 창작의 이상적인 모습에 가까운 ‘DIY(Do It Yourself)’에 대한 아마추어적인 접근 방식의 결과. 특히, 이 앨범 내의 유일한 타 아티스트의 참여는 B 사이드의 10번 트랙인 “disc cleaner”에서 이뤄졌는데, 동료이자 서울의 힙합 아티스트인 김심야(Kim Ximya)가 함께했다.

각 트랙은 모두 2분 남짓의 다소 짧은 길이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로 연결되는 흐름을 중요하게 염두에 둔 것으로 느껴지는데, A 사이드와 B 사이드가 존재하는 점에서 믹스테이프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렇듯 접근 방식 및 형식에서의 아마추어리즘이 눈에 띄는데, 이와 상반되게 작사와 작곡, 편곡, 프로듀싱 및 후처리까지 모두 본인이 맡았다는 점에서 앨범의 퀄리티는 그 이상임을 시사한다.

가사에는 종종 자신에 대한 의심과 뮤지션으로서의 삶의 어려움이 담겨있지만, 그로 비롯된 결과물로써의 이 앨범은 단지 아티스트의 ‘시작’에 불과할 뿐이라는 말을 외치고자 한다. 현재 [s e o u l r e p ( 2 0 2 2 )]은 모든 음원 플랫폼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음원은 밴드캠프에서 구입할 수 있다.

ccr 인스타그램 계정
SoundSupply_Service 밴드캠프


이미지 출처 | SoundSupply_Ser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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