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에이펙스 트윈(Aphex Twin)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선물을 준비했다. 2016년부터 2023년까지 투어 중 한정 판매했던 싱글 바이닐 38트랙을 합친 컴필레이션 앨범 [Music From The Merch Desk (2016-2023)]이 지난 17일 별도의 예고 없이 기습 발매되었다.
2016년 12월 휴스턴 공연에서 미공개 곡 바이닐을 머천다이즈 한정으로 공개해 주목받았던 그는 이후에도 공연마다 다양한 한정판 싱글 바이닐을 판매하며 점차 에이펙스 트윈 콘서트 속 소소한 이벤트로 굳어졌다. 특히 매 투어 다른 싱글을 판매함은 물론, 수량이 매우 한정되어 빠르게 매진되었기에, 팬들과 음반 수집가들 사이에서 엄청난 희귀반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번 발매한 앨범은 휴스턴을 시작으로, 런던, 맨체스터, 바르셀로나 등 다양한 도시의 콘서트에서 판매된 싱글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와 더불어 독특한 느낌의 앨범 아트 역시 눈에 띄는데, B급 디자인과 남부 힙합 감성이 오묘하게 섞여 있는 듯한 이 커버는 불법으로 판매되었던 부틀렉 티셔츠에서 가져온 디자인이다. 실제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이 디자인은 밈으로도 쓰이며 인기를 크게 얻었으며, 실제로 싱글 바이닐과 마찬가지로 공식 머천다이즈로 판매되기도 했다.
앨범은 약 2시간 30분의 길이를 가지고 있으나, 아기자기한 리듬과 소소한 임팩트, 무엇보다 에이펙스 트윈 특유의 질감을 통해 일관성이 있으면서도 다채로움이 담겨있어 듣는 내내 지루함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에이펙스 트윈의 팬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연말 선물이 있을까 한다. 한번 감상해 보자.
이미지 출처 | Aphex Tw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