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키, 재편곡 앨범 [성자 김오키 홀리데이 에디션] 발매

지난 24일 색소포니스트이자 프로듀서인 김오키(Kim Oki)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본인의 기존 곡들을 새롭게 편곡, 재녹음한 앨범 [성자 김오키 홀리데이 에디션(Holiday Edition)]을 발매했다. 김오키는 폭넓은 스펙트럼과 실험적인 사운드 메이킹을 통해 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선보여 왔다. 이번 앨범은 그의 곡 중에서도 감정 표현에 집중한 서정적인 발라드풍 곡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며, 원곡과 차별되는 색다른 매력과 함께 그의 또 다른 음악적 면모를 조명한다.

트랙들은 ‘홀리데이 에디션’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모든 트랙 속에 악기 톤과 위치 밸런스가 유사한 것도 인상적인데, 이러한 일관된 현장감은 마치 라이브 세션을 듣는 듯한 감상을 주기도 한다. 그만큼 생생하게 전해지는 날것의 사운드는 청자의 마음속에 감정의 파고를 일게 한다.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트랙 “코타르 증후군 (Holiday Edition)”은 원곡인 ”코타르 증후군”과 편곡의 디테일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원곡에서 독특한 효과음과 함께 음악 전면에 바짝 붙어 따듯한 음색을 뿜어내던 색소폰은 나긋하면서도 쓸쓸한 톤으로 변용되어 서늘한 피아노 반주 위로 아련하게 녹아든다. 또, 묵직한 콘트라베이스의 걸음을 따라가듯 움직이던 원곡의 구성과 달리 유장하게 흐르는 피아노 선율을 필두로 더욱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낸다.

이 밖에도, 김오키의 정규 앨범 [안부]의 수록곡 “나의 별에게”와 “안녕”도 홀리데이 에디션으로 새로운 옷을 입었다. “나의 별에게 (Holiday Edition)”은 원곡의 엽기적인 드럼 머신과 오르간 사운드를 과감하게 덜어내어 탑 멜로디에 집중도를 높였다. “안녕 (Holiday Edition)”은 보컬리스트 ‘이하이’의 보이스가 얹어져 있던 원곡의 멜로디를 김오키가 연주하며 독특하게 감성을 자극한다. 또 다른 그의 정규 앨범 [러브플라워]의 수록곡인 “밀크티 맛있어”는 이번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데, 8분가량의 방대한 원곡 분량을 함축하면서도 세련된 서정미를 내세우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같은 [러브플라워] 수록곡인 “볕처럼 빛나는”과 그의 팀 ‘새턴발라드’의 곡 “점도면에서 최대의 사랑”, “서로를 바라보며 어디로 가다가” 또한 홀리데이 에디션의 색채를 머금고 재탄생했다. 그가 빚어낸 다양한 형태의 곡들이 일관된 감정과 어조를 통해 응집력 있게 구성된 이번 앨범은 그가 앨범 작업 때마다 충실하게 이행해 오던 연주에서의 몰입력이 최고조로 실감 나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바이닐로도 발매된 홀리데이 에디션은 한정수량으로 제작되었으며, 지난 24일 진행된 김오키 새턴발라드 ‘The Last Christmas’ 공연에서 현장 판매됐다. 사운즈굿 스토어를 통해서 온라인 판매 또한 진행했지만, 현재는 전량 소진된 상태이며, 추가 생산 여부는 알 수 없다. 그간 바이닐로 접할 수 없었던 곡들이 대거 수록된 만큼 그 의미가 유독 남다르다.

연말이 다가오며 수많은 캐럴이 지겹게 쏟아지는 요즘, 억지스러운 쾌활함과 따스함은 새로운 한 해가 아닌 지나간 한 해를 돌아보는 이들에게 마냥 달갑지 않다. 식상한 연말 분위기 속 깊은 울림이 필요하다면, 이번 리레코딩 앨범 [성자 김오키 홀리데이 에디션(Holiday Edition)]을 들으며 어수선한 마음을 달래보길 추천한다.

김오키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김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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