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보이 카티(Playboi Carti)가 [Whole Lotta Red] 이후, 약 4년 만에 신보 [MUSIC]으로 돌아왔다. 2023년 12월 첫 선공개 곡이 나오고, 무려 1년이 넘게 지나서야 나타난 앨범 [MUSIC]. 발매 당일에도 7시간의 지연이 발생하는 등 수많은 이의 애간장을 태웠다.
그렇게 다사다난한 과정 끝에 발매된 [MUSIC]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트랩(Trap), 즉 카티의 고향인 애틀랜타 힙합의 계승이다. 30개나 되는 트랙은 과거 믹스테이프의 구성을 연상시키고, DJ의 반복적인 애드리브, 그리고 앨범의 마지막 곡 제목 “SOUTH ATLANTA BABY”까지, 모두 남부 힙합의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낸다. 위지(Wheezy), 사우스사이드(Southside), 메트로부민(Metro Boomin) 등 애틀랜타 기반 프로듀서와의 협업 역시 눈여겨볼 요소. 카티가 이전 빌보드와의 인터뷰에서 공포 영화감독 존 카펜터(John Carpenter)를 언급하며 ‘Burnt Music’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던 걸 고려하면, 다소 의외의 행보일 수 있다.
그러나 [Whole Lotta Red]로 이름을 떨친 레이지(Rage) 역시 트랩의 연장선이었으며, 카티의 뿌리는 언제나 굳건했다. 거기에 카티 특유의 ‘베이비 보이스(baby voice)’라 불리는 높은 톤과 함께, 새롭게 시도한 낮은 톤은 ‘Burnt Music’의 요소 또한 놓치지 않는다. 또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 더 위켄드(The Weeknd) 등 신(Scene)의 슈퍼스타 참여도 앨범에 풍성함을 더했다.
다만 앨범의 호불호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뚜렷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이전에 선공개했던 곡들과 함께 “POP OUT”, “COCAINE NOSE”와 같은 어둡고 강렬한 트랙이 호평받는 한편, 일관성 없는 마스터링과 “LIKE WEEZY”, “OPM BABI” 등 유행을 좇는 듯한 일부 트랙, 그리고 오랜 기다림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결국 다소 무질서해 보이더라도, 플레이보이 카티는 [MUSIC]에 그만의 음악을 담아냈다. 누군가는 여기서 의미를 찾으려 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혼란 자체를 즐길 것이다. 이제 4년의 기다림은 끝이 났고, 남은 건 당신의 몫이다.
이미지 출처 | Playboi Car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