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의 해프닝으로 끝날 줄 알았던 소주보이(Sojuboi)의 한국 여행이 계속될 듯하다. 그가 최근 공개한 트랙, 아주마(Ajumma)가 – 심지어 아줌마도 아닌 아주마다 – 지난 “소주 보이”보다 한층 더 강력해진 비주얼로 돌아왔다. 이 정도면 주춤해진 싸이(Psy)도 와서 한 수 배워가야 할 것 같은데, 그는 뮤직비디오의 도입부에서 자신이 인식한 ‘아줌마’의 정의를 풀어낸다. 즉, 종업원으로 일하는 중장년층의 여성을 통칭하는 말로, 자신에게 음식과 ‘소주’를 가져다준다는 아줌마를 ‘리스펙트’하는 차원에서 이 비디오를 완성했다는 것.
한국 사회에서 더는 ‘여자’로 불리지 않는 제3의 성 아줌마. 어딘지 친숙하고 정이 가는, 때때로는 공포의 대상이 되는 그 이름. 수많은 아줌마를 일상에서 마주치지만, 우리는 그녀의 이름도 성도 모른다. 그러나 소주 보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아줌마는 꽤 재미있는 소재였던 것 같다. 이 뮤직비디오는 진짜 식당 직원으로 보이는 아줌마의 연기가 시작이자 끝이다. 자신을 시원하게 놓아버리는 연기는 허약한 사회적 신분, 억척스러움으로 점철된 ‘아줌마’ 정체성을 일시적으로 타파한다.
소주보이에게는 특별한 목적의식도, 부담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자신에게 영향을 준 힙합과 비주얼 요소를 멋대로 풀어내면서 즐거움을 얻는 단계. 그를 아마추어라 부를 수도 있고, 아티스트라 말할 수도 있다. 다만 ‘음악’ 혹은 ‘예술’이라는 말을 저 스스로 고고한 영역으로 떨어뜨려 놓고서 벽을 쌓아 올린 뮤지션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면 하고, 아님 말고 식의 즐거움은 음악 하는 이들에게 최초의 동기, 원초적인 성질의 감정 아닐까. 그것이 그 음악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적어도 소주보이를 계속 클릭하게 하는 힘일 것이다. 직접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