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프트 펑크(Daft Punk)의 토마스 방갈테르(Thomas Bangalter)가 자신이 사용하던 드럼머신, TR-909를 경매에 내놓았다. 많은 음악가가 탐내는 명기, 롤랜드(Roland)사에서 1984년에 출시한 TR-909는 다프트 펑크, 라디오헤드를 비롯해 당시 전자음악을 이끌던 거물이 즐겨 쓰던 악기였지만, 발매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해 일찍 단종된 비운의 모델. 결과적으로 시중에 많은 물량이 풀리지 않은 이 악기는 많은 음악가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왠지 ‘전자음악의 거장이 되려면 한 번쯤은 써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아우라를 만들어냈다.
각설하고, 이번 경매에 등장한 TR-909는 토마스 방갈테르의 물건답게 악기뿐만 아니라 다프트 펑크의 데뷔 앨범 [Homework] 수록곡, “Revolution 909″의 프리셋으로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빈티지 장비 웹사이트 ‘Vintage & Analogue Occasion’은 “두말할 필요 없이 이건 수집가를 위한 물건이다. 따라서 가격을 책정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최고 입찰자에게 판매할 것이다”라며 그 가치를 설명했다. 어차피 일반인이 손에 넣기란 불가능한 일. 그저 이 전자음악 역사의 기념비적인 물건이 누구의 손으로 가는지 떡이나 먹으면서 지켜보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