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와 펑크 록의 경계.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고자 하는 것이 루이자(Louisahhh)와 마엘스트롬(Maëlstrom)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테크노 레이블 ‘RAAR’의 음악적 탐험이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확고한 정체성을 세운 레이블은 영국의 조파(JoeFarr), 프랑스의 오비 블랑쉬(Obi Blanche)를 포함한 유능한 테크노 아티스트의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그리고 오는 12월 1일, 루이자는 레이블의 여덟 번째 릴리즈가 될 새 EP [A Trap I’ve Built]를 발매할 예정이다.
청자가 어느 시공간을 점유하고 있든 간에, 앨범은 어스름한 저녁의 건조하고 음산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믹스맥(Mixmag)을 통해 먼저 공개된 세 번째 트랙 “Trap”은, 반복적인 드럼머신의 킥 소리와 찢기는 듯한 신시사이저, 그리고 그 위에 살포시 얹어진 루이자의 매혹적인 보컬이 조화를 이룬다. 얼핏 듣다 보면 브로망스 레코즈(Bromace Records)의 2013년 공개된 싱글 “Tap My Wire”을 연상하게 하는데, 이는 그녀의 음악성이 수년에 걸쳐 하나의 정점으로 수렴하는 것이라 하겠다.
루이자는 앨범의 제작 동기를 이야기하면서, 마조히즘, 마약 중독, 우울과 궁핍 등의 시대적 현안들을 언급했다. 그녀의 경험과 관찰, 그리고 사유를 거친 의식적 흐름의 결과물 [A Trap I’ve Built]를 직접 확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