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의 휘파람꾼 Alessandro Alessandroni의 [LOST & FOUND] 발매 예정

산타클로스가 당신이 한해 저지른 선행과 악행을 저울질한다고 굳게 믿었던 적이 있는가. 기억에서 없는 선행을 쥐어짜 본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다면 종교를 막론하고 그 시절 지나가는 일 년을 훑어보는 원동력은 달력의 큰 숫자가 바뀌는 일과 있을지 모르는 머리맡의 선물이었다. 하지만 시간은 지나가고 우리는 성탄절과 한 몸인 반짝 마케팅 수법을 꿰뚫어 보게 되었다. 그중 마냥 신비로웠던 연말의 마법을 멀뚱히 조상하는 대견한 어른이 된 사람도 몇몇 있으리라. 이제 누가 일 년의 선행을 애써 칭찬해주지 않아도 연말정산과 같은 어른의 사정으로 흘러가는 한 해를 되짚어본다. 시기는 12월 중순, 바야흐로 연말이다.

복잡한 연말정산 절차를 밟으며 일 년의 소비생활을 재발견하듯 최근 재조명된 이탈리아 라이브러리 음악의 거장 알레산드로 알레산드로니(Alessandro Alessandroni)의 [LOST & FOUND] 앨범을 소개한다. 그는 한국에서 친숙한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와 죽마고우이며 뛰어난 휘파람 실력을 지닌, 성분부터 심상치 않은 인물이다. 휘파람 불며 기타를 뜯던 그는 이탈리아식 서부영화, 일명 스파게티 웨스턴(Spaghetti western)의 배경음악 제작에 다수 참여했다. 1966년 개봉한 세르지오 레오네(Sergio Leone) 감독의 유명 이탈리아식 서부영화 “석양에서 돌아오다(영제,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의 배경음악 작곡에 친구 엔니오 모리코네를 돕는 형식으로 참여했으며, 이후 동 감독의 “황야의 무법자(영제, A Fistful of Dollars)” 등 많은 작품에 조력했다. 그리고 그의 두 번째 이름은 ‘휘파람꾼’이 되었다.

앞에 열거한 알레산드로 알레산드로니의 서부영화 배경음악 제작 참여 이력은 분명 형광팬으로 밑줄 긋고 더 찾아 들을 가치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 발매되는 [LOST & FOUND] 앨범은 다소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전에 발매된 적 없는 그의 라이브러리 음악 중 재즈, 디스코, 전자음악 성향이 강한 15개의 곡을 선별해 수록한 [LOST & FOUND]. 이를 통해 로마 기반의 포 플라이즈 레코즈(Four Flies Records)는 장르를 가리지 않던 거장의 음악 세계를 다시 들추어 살핀다. 그의 또 다른 작품 영역이 궁금하다면 포 플라이즈 레코드가 올해 9월 발매한 [Afro Discoteca]도 확인하면 좋을 것. 이 또한 공개된 적 없는 음원들을 모아 선별한, 아프리카 색이 선명한 앨범이다. 이들을 통해 올해 3월 세상을 떠난 그의 음악적 발자취를 따라 걸어볼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

[LOST & FOUND]의 발매 예정일은 12월 25일 성탄절이다. 여러 가지를 돌아보게 되는 이 시기 성탄절 선물처럼 우리에게 돌아온 거장과 그 긴 음악 인생의 한 단편을 포 플라이즈 레코즈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선 주문해보자. 연말 한 박자 쉬고 휘파람꾼의 음악을 들어보는 건 어떤지. 서부영화의 총잡이처럼 유유자적 우리 곁을 다녀간 그의 잔향은 짙은 머스크향이다.

Four Flies Records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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